“군인권센터장 삼청교육대 가야”… 화만 돋운 박찬주의 ‘황당 회견’

“군인권센터장 삼청교육대 가야”… 화만 돋운 박찬주의 ‘황당 회견’

이근홍 기자
입력 2019-11-04 22:34
업데이트 2019-11-0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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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에 “공관병이 감 따지 누가 따나”

의혹 제기 임태훈에 “軍 위계 깨는 모함”
“당이 부른다면 물불 안 가리고 역할할 것”
비례대표 아닌 고향 천안을 출마 의지도

한국당 “추후 영입 대상으로도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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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자유한국당의 1차 인재영입 명단에서 제외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자유한국당의 1차 인재영입 명단에서 제외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자유한국당 1차 인재 영입 명단에서 제외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자신과 관련한 각종 의혹들을 해명했지만 오히려 국민 상식에 반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비판을 키웠다. 여론이 더욱 악화되자 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국당의 2차, 3차 인재 영입 명단에 박 전 대장이 없다. 추가 인재 영입 대상으로는 부담스럽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박 전 대장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최강 군대가 민병대 수준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외면할 수 없어 정치 일선에 나섰다”며 “당이 나를 필요로 해서 쓰겠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충남 천안을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비례대표에 목숨 걸 생각이 전혀 없다. 험지에서 한 명이라도 더 당선되는 게 당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며 지역구 출마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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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의 영입인사 1호인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11.4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황교안 대표의 영입인사 1호인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11.4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자신의 ‘공관병 갑질’ 논란도 해명했다. 박 전 대장은 “집안에 함께 사는 어른으로서 (공관병을) 나무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모가 자식을 나무라는 것을 갑질이라고 할 수 없듯 사령관이 병사에게 지시한 것을 갑질이라고 표현하면 지휘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부하직원에게 감을 따고 골프공을 줍게 한 것을 시인한 뒤 “사령관 공관에는 공관장이 있고, 계급은 상사다. 상사는 낮은 계급이 아니다”라며 “감 따는 것은 사령관의 업무가 아닌데 공관에 있는 감을 따야 한다면 공관병이 따야지 누가 따겠나”라고 했다.

자신의 갑질 의혹을 제기한 군인권센터를 향해서는 “군인권센터가 병사를 이용해 사령관을 모함하는 것은 군의 위계질서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군대를 무력화하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연합뉴스
이에 임 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대장 말을 듣고 나니 이런 사람은 봐주면 안 되겠구나 싶다. 빨리 유죄를 받아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불되는 군인연금이 박탈됐으면 한다”고 했다.

다른 정당들도 박 전 대장 영입을 포기하지 않은 한국당을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자신들만의 특권 세계에 갇혀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황 대표와 한국당의 참담한 인재 영입에 유감을 표한다. 영입 철회와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달 31일 라디오에서 “박 전 대장도 굉장한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고 (현역 시절) 군인도 기독교 정신으로 하겠다고 했다”며 “아마 (기독교 신자인) 황 대표와 죽이 맞은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박 전 대장의 돌발 발언에 한국당 내부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한 영남 지역 초선 의원은 “갑질 논란으로 문제가 된 인사를 왜 당의 인재로 영입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도부는 특정 그룹이 아닌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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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장 수여
임명장 수여 자유한국당 황교안(왼쪽) 대표가 4일 국회 한국당 회의실에서 총선기획단장을 맡은 박맹우 사무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황 대표는 이날 박 전 대장을 2차 인재 영입 발표 때 포함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좋은 인재들을 더 폭넓게 모시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만 답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2019-11-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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