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환호에 文손등 세차례 톡톡… 옆 마크롱·뒤 시진핑과는 ‘냉랭’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주최 측인 독일이 준비한 클래식 콘서트장에서 대뜸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친근함을 표시했다. 당시 정상들은 함부르크 필하모닉 주립 관현악단의 연주를 감상하려고 독일 함부르크 엘브필하모니 콘서트홀에 입장하고 있었는데,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악수’를 한 것이다.시진핑 앞에서 손잡은 韓·美
독일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문화 공연이 열린 함부르크 엘브필하모니 콘서트홀에서 옆에 자리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민 손을 붙잡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정숙 여사,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부부 뒤쪽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함부르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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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무심한 표정으로 정면을 보며 잡은 손을 두어 번 흔들더니, 이를 본 관중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자 문 대통령 쪽으로 몸을 틀어 다른 한 손으로 문 대통령의 손등을 세 차례 ‘톡톡’ 두드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쑥 악수를 건넨 사연은 이렇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왼쪽에는 문 대통령 부부가 있었다.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선언을 맹비난한 터라 두 정상은 공연장에서 눈도 마주치지 않고 냉랭한 분위기를 풍겼다. 트럼프 대통령 뒤에는 최근 갈등이 더 깊어진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이 어색한 분위기를 벗어나게 해 줄 주변의 유일한 정상이 최근 친밀해진 문 대통령뿐이었던 셈이다. 악수를 옆에서 지켜본 마크롱 대통령은 크게 웃었고, 시 주석도 미소를 지었다. 이 광경은 한·미 정상회담과 G20 정상회의에서의 연이은 만남을 통해 두 정상의 관계가 돈독해졌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7-07-10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