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北 ‘태도변화’ 조건 협의할 듯

보즈워스, 北 ‘태도변화’ 조건 협의할 듯

입력 2010-09-08 00:00
업데이트 2010-09-0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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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 이후 제재.대결 국면에서 무대뒤에 있었던 한국, 미국, 중국의 북핵 협상 담당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성 김 6자회담 특사가 내주 한.중.일 3개국을 순방한다.

보즈워스 대표가 동북아를 방문하는 것은 지난 2월말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지난해 12월 북한방문의 동력을 살려 6자회담 재개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순방이었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 돌출로 6자회담 재개 흐름이 좌초되고 보즈워스 대표의 활동 공간이 사라졌던 터라, 천안함 사건 이후 처음 이뤄지는 보즈워스 대표의 이번 순방은 향후 6자회담 복원 움직임과 연관지어 눈길을 끈다.

특히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가 최근 한.일.미 3국을 방문한데다, 지난주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지는 ‘답방’의 모양새이다.

6자회담 주인공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비춰 탈(脫) 천안함 국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6자회담을 향한 ‘출구’는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북한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6자회담 3단계 재개 방안을 제시했지만, 한국과 미국은 이를 거절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1일 우다웨이 대표에게 미.북 접촉을 출발로 하는 6자회담 3단계 재개 방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하며,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말이 아닌 행동으로서의 ‘태도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일각에서 조만간 미.북 접촉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미 행정부 는 이 같은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내의 미.북 접촉 분위기는 전혀 없다는게 정통한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보즈워스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의 한.중.일 순방은 대화와 제재 병행이라는 ‘투 트랙’ 접근 원칙을 바탕으로 최근 중국과 북한의 6자회담 재개 ‘공세’에 수동적으로만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강하다.

미 국무부가 우다웨이 방미후 대화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북한이 수주간 어떤 행동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우리의 대응은 북한의 행동에 의해 좌우될 것”(필립 크롤리 공보담당차관보)이라며 6자회담의 조건을 강조하는 흐름과 맥이 이어진다.

따라서 보즈워스 대표의 이번 순방에서는 한.미 양국이 공유하는 북한 ‘태도변화’의 구체적 조치들에 대한 협의가 세부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재.대화 병행이라는 큰 틀의 원칙과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진전된 입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와 조건에 대한 의견교환이 미국과 한국.일본 사이에 이뤄질 것이고, 이 같은 입장을 중국에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워싱턴의 외교전문가는 7일 “북한이나 중국이 구상하는 방식의 대화재개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그렇다고 대화 노력 자체를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보다 능동적 대응을 한다는 차원에서 보즈워스 대표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보즈워스 순방은 북한의 노동당 대표자회의, 수해 쌀 지원 요청, 억류 대승호 송환 등 새롭게 전개되는 상황에 대한 판단을 한국과 보다 정밀하게 공유하는 계기도 될 전망이다.

미국은 시기가 언제가 되건 6자회담 재개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큰 원칙중 하나는 “한국 정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며,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 기조를 어떻게 끌고가려 하며, 6자회담 재개또는 미.북 접촉을 위한 사전 단계로서의 북한의 태도가 무엇이라고 판단하는지에 대한 입장을 정세의 변화속에서 재확인할 필요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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