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한준위 딸 “아빠랑…아빠랑 마지막으로…”

故 한준위 딸 “아빠랑…아빠랑 마지막으로…”

입력 2010-04-02 00:00
업데이트 2010-04-02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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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문자만 남긴 채 아빠는 하늘로 가셨어요.”

실종된 천안함 장병들을 구조하기 위해 수색작업을 하다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의 딸 한슬기(19)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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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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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양은 고인의 영정 사진을 하염없이 매만지며 ‘아유 잘생긴 우리 아버지’를 되뇌었다.

한 준위는 대학생인 슬기양에게 공부하라며 아르바이트도 못하게 할 만큼 딸을 챙기는 자상한 아빠였다고 한다.

슬기양은 “아빠는 내 피부를 예쁘게 해주고 싶다며 대전에 있는 병원까지 찾아갈 만큼 아껴주셨다”며 아버지와 함께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꿈이 선생님이라는 슬기양은 “나는 아빠와 정말 닮은 사람”이라며 “교관 생활을 했던 아빠처럼 나도 항상 누군가를 가르치고 싶었다”고 했다.

대구대학교에 재학 중인 슬기양은 사고 당일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는 어머니가 있는 진해로 달려왔다.

택시 운전사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빨리 가달라는 슬기양의 말에 “혹시 백령도에서 구조작업을 하셨냐”고 물었다고 한다.

한양은 그때 돼서야 아버지가 왜 돌아가셨는지 알고는 택시에서 펑펑 울었다.

한양은 “아빠와 ‘사랑한다’는 문자만 주고받았지 통화는 못했다”며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를 듣지 못한 걸 슬퍼했다.

고인은 가족들이 힘들다며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백령도로 떠났다고 한다.

슬기양은 “아빠가 급하게 짐을 싸서 나가서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며 “아빠는 내가 가서 말렸어도 바다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입관식이 거행된 1일 오전 딸은 관에 누워 있는 아버지의 차가운 얼굴을 보자 슬픈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고인의 관을 움켜잡은 딸은 아버지의 관 위에 ‘뽀뽀’를 해드렸다.

한양은 “얼마나 아팠을까. 그렇게 건강 챙긴 사람이. 차가운 아빠 얼굴을 보니 차마..”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비보를 접하고 큰 충격에 빠졌던 가족들은 이제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슬기양은 “엄마가 처음보다 많이 괜찮아지셨다”며 “지금은 식사도 어느 정도 하신다”고 전했다.

한 준위의 영결식은 3일 오전 10시 국군수도병원에서 해군장(葬)으로 엄수되며, 고인의 시신은 성남화장장에서 화장 절차를 거친 뒤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 [사진] 살신성인 故한주호 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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