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연, 카바수술 사망률 통계 왜곡”

“보건연, 카바수술 사망률 통계 왜곡”

입력 2010-10-05 00:00
업데이트 2010-10-0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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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도마 오른 ‘송명근 수술법’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카바(CARVAR·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수술을 둘러싼 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건연)의 허위·왜곡 연구보고서 논란이 국감 도마에 올랐다. 카바수술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보건연과 송 교수 간의 진실게임은 지난 1월 보건연이 이 치료법의 안전성을 검증하겠다고 밝힌 이래 국내외 의료계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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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교수가 개발한 카바수술법은 대동맥 판막질환과 대동맥 근부질환을 치료하는 신기술로, 기존 판막치환술처럼 가슴을 여는 대신 특수 고안된 SS링을 사용해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치료법은 지난 3월 유럽특허를 획득한 데 이어 5월에는 유럽의료기기 인증기관인 ‘TUV-SUD’로부터도 최고 등급인 3등급 CE 인증까지 얻었으나 국내에서는 특정 학회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돼 왔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의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보건연이 복지부에 제출한 카바수술 연구보고서의 사망률 통계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치료가 가능한 똑같은 질환을 놓고 카바수술과 판막치환술의 성과를 비교해야 카바수술의 안전성 입증이 가능하다.”면서 “판막치환술로는 수술이 불가능하고, 카바수술로는 치료가 가능하지만 사망률이 20%에 이르는 ‘대동맥근부질환자’의 수술까지 통계에 포함시켜 비교하면 카바수술 사망률은 당연히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송 교수가 대동맥 판막질환자 93명을 카바시술법으로 치료한 결과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통계학적으로도 카바수술은 안전하다고 본다.”면서 “카바수술로 사망한 환자가 15명으로 3.8%에 이른다고 주장한 보건연의 해당 연구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데이터 조작 등 연구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진수희 장관에게 정식 요청했다.

앞서 보건연은 “카바수술 환자 397명에 대한 적합성을 검토한 결과 52건(13.1%)이 부적합했고, 이 중 1명의 사망자와 3명의 심내막염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었다. 보건연은 이를 근거로 카바수술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보고서를 복지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이 보고서가 제시한 주요 4개 대학병원의 ‘대동맥판막질환군’ 1년 사망률 1.4%는 확인 결과 2007~2009년 중 판막치환술만을 추려 3년 평균을 낸 수치로, 왜곡된 것”이라면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보건연 연구진이 데이터의 오류를 모를 리 없는데, 서로 다른 질환을 비교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우리의 의료 신기술을 폄훼하려는 것은 매우 불순한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카바수술의 존폐 여부는 오는 1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보건연 보고서의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심평원 심사도 상당 기간 미뤄질 전망이다.

진수희 장관은 답변에서 “국내 신기술·원천 기술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심평원 등 관련 기관을 통해 모든 자료를 엄정하게 평가,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10-10-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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