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기착 두루미 예년 3분의 1로 감소”

“한반도 기착 두루미 예년 3분의 1로 감소”

입력 2010-11-07 00:00
업데이트 2010-11-07 11:0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두루미가 사라졌다.

 시베리아에 살다가 매년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한반도를 거쳐 일본 이즈미 등으로 가서 겨울을 나는 두루미가 예년보다 확연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두루미네트워크 이기섭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이동이 끝나지 않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10월 말까지 살펴보면 낙동강 지역을 찾은 두루미가 예년의 3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7일 경북 구미시에 따르면 낙동강을 대표하는 두루미 중간 기착지인 경북 구미의 해평습지만 해도 10월 중순부터 지난 5일까지 재두루미 10마리와 흑두루미 1천140마리가 머물다 일본으로 날아갔다.

 지난해만 해도 11월5일까지 2천500여마리가 찾았던 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구미 해평습지뿐만 아니라 낙동강 주변 습지를 비롯해 순천만이나 강원도 철원 등 국내의 대표적인 두루미 기착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렇게 한반도에 기착하던 두루미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처음이어서 국내 학계는 두루미가 줄어든 원인을 파악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현재까지는 4대강 사업에 따른 영향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벌이면서 강에 있는 모래톱을 준설하고 공사 소음과 오가는 덤프트럭 행렬로 두루미가 쉴 만한 환경이 사라진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또 강 주변 논이 리모델링 대상에 포함되면서 경작이 중단되고 모래가 쌓여 두루미가 먹이인 볍씨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탓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그렇더라도 줄어든 만큼의 나머지 두루미가 포착되지 않는 원인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고 있다.

 학계에서는 두루미가 기존 중간 기착지를 피해 다른 곳을 택했거나 한반도에 기착하지 않고 바로 일본으로 날아갔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하나의 가능성으로만 남아 있다.

 이 대표는 “일단은 두루미 쉼터가 없어지다 보니 기착하는 두루미 수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데이터를 구축해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처음 이런 상황이 생기다 보니 원인을 파악하는 데에 어느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구미시는 대구지방환경청 등과 함께 오는 10일 대구지방환경청에서 두루미 수가 줄어든 원인 등을 분석하는 회의를 열 계획이다.

 구미시 장지욱 산지개발계장은 “구미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두루미 수가 줄어 원인을 파악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일본 이즈미에 도착한 두루미 수를 비교해봐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