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는 갓난애 처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탈북자는 갓난애 처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입력 2010-11-15 00:00
업데이트 2010-11-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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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사람들 따뜻한 이해 절실”

 ’2만명 시대‘를 맞은 탈북자들은 남한에서의 삶을 어떻게 생각할까.

 정착에 성공한 탈북자들은 대부분,갓난아기가 걸음마를 배우듯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립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제도가 전혀 다르고 언어도 많이 낯선 환경에서 새 삶을 일궈야 하는 탈북자들의 처지를 남한 주민들이 조금만 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해 줬으면 하는 바람도 많은 것 같다.

 2005년 8월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탈북한 원정근(53)씨는 “북한에서 가지고 있던 기술이나 자격을 여기서는 쓸 수 없기 때문에 걸음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성의껏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경기도 파주의 한 골프장에서 환경미화,기계관리 등의 일을 하는 원씨는 많지 않은 월급이지만 알뜰히 저축해 내달에는 새로 장만한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다.

 그는 “언어와 제도가 많이 다른 한국에서 탈북자들이 선입견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제로‘에서 시작한다는 자세로 열심히 일하면 나처럼 5년만에 새집도 살 수 있다”면서 “비슷한 시기에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 중에는 보험사기 등 불법행위에 연루되거나 다단계 판매 같은 것으로 허송세월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하나원(탈북자정착 지원기관)에서 나와 기초생활수급자로 있던 6개월만 빼고 계속 직업을 가져 왔다는 원씨는 “이제 우리 가족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면서 “계속 열심히 살면서 불우이웃도 돕고 정부와 국민에게 받은 혜택도 돌려주고 싶다”며 웃었다.

 서울 노원구에서 재활용품 수거업을 하며 탈북자 봉사단체를 이끌고 있는 김창신(48)씨는 “처음부터 우리를 이상하게 보는 남한 사람들과 싸우고 부딪치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도 그런 분위기가 남아 있는 것 같다”면서 “돈이나 쌀보다 한번이라도 따뜻하게 다독여 주는 손길이 아쉽다”고 말했다.

 2000년 탈북해 노점과 분식집을 하며 생활하던 김씨는 2005년 말 다른 탈북자들과 ’둥지‘라는 봉사모임을 만들었다.그후 기름유출 사고가 난 충남 태안과 강원도 수해 지역을 찾아가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을 도왔고 최근에는 달동네에서 연탄나르기 봉사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탈북자들의 경우 한국에 온 지 1년이면 한 살,10년이면 열 살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제도와 언어가 많이 달라 무엇이든 잘 모를 수밖에 없는 만큼 남한 사람들의 따뜻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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