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안전공제회 기금 15억 횡령···교육청 뭐했나

학원안전공제회 기금 15억 횡령···교육청 뭐했나

입력 2010-11-15 00:00
업데이트 2010-11-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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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결산.검사 횡령 피해 키워···외부감사 도입 등 제도개선 필요

 전국 학원안전공제회 이사장이 학원 안전사고 발생 시 보상할 공제회 기금 15억원을 수년간 빼돌려 사채로 탕진한 가운데 해당 이사회와 교육청의 형식적인 관리.감독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경찰에 구속된 권모(47) 이사장은 2003년 강원도 학원안전공제회 이사장에 이어 지난 2월에 전국 학원안전공제회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후 총 5억원의 기금을 차명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뿐만 아니라 1995년부터 최근까지 6차례에 걸쳐 15년간 도 학원연합회장을 장기 연임하면서 도내 3천여 개의 학원과 교습소 원장 등이 낸 연회비 10억원도 횡령해 사채를 갚는데 탕진했다.

 문제는 학원안전공제회 기금 등의 경우 이사회 감사는 물론 해당 교육청의 검사 등 이중의 감시체계가 있었음에도 15억원을 횡령하는 동안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행 민법상 학원안전공제회 등 교육과학기술부 소관 비영리법인은 법인 사무의 검사.감독 필요 시 법인에 관계 서류,장부,기타 참고자료 제출을 명령하거나 법인의 재산상황을 검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교육청에서는 해마다 도 학원안전공제회의 결산서류를 제출받아 검사를 벌였으나 그때마다 아무런 이상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

 학원안전공제회와 도 학원연합회 등 각각의 이사회 감사 기능도 형식에 그친 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검사기관이 공제회 지출결의서 등 제출 서류에 대한 표본 검사만 면밀히 했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형식적이고 허술한 감사가 피해를 부추긴 만큼 회계 결산 및 검사 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결국,이처럼 ‘밑 빠진 독에 물붇기’ 식으로 공제회 기금이 줄줄 새어 나가 고갈되면서 학원에서 안전사고로 다친 학원생이 제때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원생들이 감수해야 했다.

 실제 경찰이 지난 6월 권 이사장의 공제회 기금 횡령 정황을 포착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을 당시 도 학원안전공제회 잔금은 고작 3천만원 뿐이었으며,추가 횡령 우려가 제기돼 경찰이 해당 계좌를 동결시켰다.

 이 때문에 당시 도내 학원 등지에서 발생한 20여 건의 안전사고 보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채 지연 지급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특히 타 시도 학원안전공제회의 경우 대형 안전사고 시 기금 고갈에 대비해 재보험에 가입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으나,권씨가 이사장으로 겸임 중이던 도 학원안전공제회는 이같은 안전장치도 없이 부실하게 운영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편,경찰은 권 이사장의 공금 횡령을 돕거나 방조한 공범이 있는 지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춘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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