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볼 순 없지만 희망을 연주하고 싶어요”

“악보 볼 순 없지만 희망을 연주하고 싶어요”

입력 2011-07-18 00:00
수정 2011-07-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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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거리서 오카리나 연주하는 시각장애인 박경태씨

어릴 적 음악인이 꿈이었던 시각장애인이 거리에서 오카리나를 연주하며 장애인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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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부터 울산 남구 거리음악회에서 오카리나를 불고 있는 시각장애인 박경태씨. 울산 연합뉴스
지난 4월부터 울산 남구 거리음악회에서 오카리나를 불고 있는 시각장애인 박경태씨.
울산 연합뉴스


울산 남구는 17일 시각장애인 박경태(39·울산시 남구 야음동)씨가 남구에서 운용하는 이동식 무대인 ‘남구 거리음악회’에서 지난 4월부터 매월 2~3차례씩 오카리나 무료 연주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집안 형편으로 플루트연주 꿈 못이뤄

어릴 때부터 시각장애를 지닌 박씨는 음악을 유일한 낙으로 생각하며 초등학교 때부터 플루트를 연주했다. 그러나 집안 형편 때문에 음악가의 꿈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다 2년 전 플루트와 연주 방법이 비슷한 오카리나를 접한 뒤 오카리나 연주에 푹 빠졌다.

비록 악보는 볼 수 없지만 곡을 통째로 외워 연주하는 재능이 탁월하다. 박씨는 온라인 오카리나 연주 동호회 모임인 ‘오카친구’의 회장이다.

그는 “몸은 다소 힘들지만 다른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연주를 하고 있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내 연주를 듣고 평온함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때로는 희망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능력이 되는 한 연주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남구 거리음악회’서 40여명 재능 기부

남구는 박씨처럼 거리음악회에 나선 ‘재능 기부자’가 4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남구 거리음악회는 지난 2008년 4월부터 선암호수공원과 옥동 체육공원, 울산대공원 등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공원 등을 돌며 시민에게 음악을 선물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2011-07-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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