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매춘부’ 허위사실 기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 등에 빗대 논란을 빚은 ‘제국의 위안부’의 저자 박유하(58) 세종대 국제학부 일어일문학 전공 교수가 명예훼손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박유하 세종대 국제학부 일어일문학 전공 교수
박 교수는 책에서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부정하고,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라고 표현하는 등 허위 사실을 기재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고노 담화, 유엔인권위원회 자료, 헌법재판소 결정 등을 토대로 “위안부 피해자는 성노예와 다름없는 피해자임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사회적 가치 및 평가를 크게 저해하는 허위 사실을 적어 피해자들의 인격권 및 명예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며 학문의 자유를 일탈했다”고 말했다.
법원은 앞서 지난 2월 “‘군인의 전쟁 수행을 도운 애국처녀’, ‘자발적 매춘부’ 등 부분을 삭제하지 않으면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출판·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바 있다. 이에 박 교수는 지난 6월 문제가 된 부분을 ‘○○○’ 형태로 표기한 삭제판을 재출간했다.
고소인 중 한 명인 피해자 유희남(86) 할머니는 “우리는 학교 다니다 말고 억울하게 끌려간 사람들”이라며 “책에서 ‘자발적으로 갔다’고 한 것도 기가 차지만, 박 교수가 지난번 검찰 대질신문에 나오지 않는 등 무성의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서도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고소인 측과 검찰이 표현의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특정 부분만 문제 삼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표현은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사람들을 비판하는 대목에서 사용한 단어일 뿐”이라면서 “결코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라고 지칭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5-11-20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