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차움병원 관련 진술 확보…대리처방 의약품 용처 조사할 듯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최씨의 둘째 언니 최순득(65)씨가 함께 연루됐던 것으로 알려진 차움의원 ‘대리처방’ 의혹이 사실상 최순실 씨의 단독 행동이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다.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는 최순득씨 측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득 씨는 ‘대리처방’ 의혹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관련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내용을 알았다는 취지다.
진술이 사실이라면 최순득 씨의 이름으로 박근혜 대통령 등에게 대리 처방된 주사제 등 의약품은 모두 최순실 씨가 받아갔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검팀은 이 진술을 토대로 최순실 씨가 대통령의 대리인이 돼 의약품을 대신 처방 받아 전달했는지, 혹은 그 의약품을 자신이 투여했거나 보관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데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씨 자매의 대리처방 의혹은 최순실 씨가 주요 고객이던 차움의원 등이 정부의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터져 나왔다.
대리처방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대리인을 진찰·처방한 경우를 일컫는다. 환자가 거동조차 어려운 경우, 대리인이 직계혈족 등 가족인 경우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된다.
최순실(507회), 최순득(158회) 씨 자매는 2010∼2015년에 차움의원에서 총 665차례 진료를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진료기록 중에는 ‘박대표·대표팀·안가·VIP·청’ 등 박 대통령을 지칭할 수 있는 표현이 2011∼2014년에 29차례 등장하는데, 복지부 조사 결과 이는 모두 실제 박 대통령을 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차움의원의 진료기록 일부가 허위라는 점을 확인한 복지부는 당시 차움의원에서 진료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하고, 환자 진료 없이 처방을 낸 담당 의사와 차움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복지부는 환자를 직접 조사할 수 없는 한계 탓에 대리처방의 필수 요건인 ‘대리인 개입 여부’는 확인하지 못하고 이 의혹 확인을 검찰에 맡겼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최순득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박영수 특검팀도 의사 등 관계자 자택과 병원 등을 대거 압수수색하는 등 대리처방을 비롯한 ‘비선 진료’ 의혹을 밝히는 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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