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책 겸허히 수용…낮은 자세로 사죄 모습 보여드리겠다”“수해 현장 와 보니 더욱 송구”…2명 태국 경유해 귀국
충북이 사상 최악의 수해를 봤는데도 외유성 유럽연수에 나섰다가 거센 비난을 받아 조기 귀국한 충북도의원 2명이 21일 수해 현장을 찾아 복구를 돕는 반성의 행보를 보였다.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은 이날 오전부터 도의회 사무처 직원들과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운교리의 침수 피해 주택에서 청소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최 의원은 지역구인 음성군의 수해 피해가 크지 않아 봉사활동 지역을 피해가 컸던 청주시로 택했다.
그는 “어제 귀국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수해 현장을 방문해 보니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쏟아진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수해 복구가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동참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최 의원과 전날 함께 귀국한 박봉순(청주8) 의원도 지역구인 청주시 흥덕구 석소동에서 도의회 사무처 직원 10여명과 함께 침수로 피해를 본 비닐하우스 자재 정리 등을 도왔다.
굳은 표정의 박 의원은 최대한 말을 아낀 채 폭우에 밀려온 쓰레기를 자루에 주워담으며 복구작업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제가 생각이 짧아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쳤는데, 이 자리 빌어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수해복구 현장을 꼼꼼히 살피고, 몸으로 직접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인 이들은 한국당 김학철(충주1)·박한범(옥천1) 의원과 지난 16일 충북에서 22년 만에 최악의 수해가 난 이틀 뒤인 18일 8박 10일의 일정으로 프랑스, 로마 등을 둘러보는 유럽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물난리 속에 외유를 떠났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일정을 중단하고 지난 20일 귀국했다.
나머지 의원 2명은 현지에서 이날 오후 출국해 태국을 경유해 22일 밤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조기 귀국하면서 직항 노선 항공권을 구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도의회 관계자는 “프랑스에 도착한 뒤 국내 비판 여론을 접하고 곧바로 귀국하려고 했으나 항공편을 구하기 힘들어 2명씩 나누어 귀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4명의 도의원이 동시에 귀국하지 않은 것이 항공편 때문이 아니라 조기귀국과 관련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라는 말도 돌고 있다.
실제 김 의원은 지난 19일 오전까지 SNS 등을 통해 “(해외연수도) 선진사례 정책개발이 필요해서 도입된 제도인데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하면) 사실상 돈만 날리고, 욕은 욕대로 얻어먹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일부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외유를 비판하는 여론과 관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막말을 해 분노를 사기도 했다.
한국당은 21일 당 소속 도의원 3명을 제명했다.
민주당도 오는 25일 윤리심판원에서 최 의원 징계를 결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