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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후배이자 아들 순직 기리며 눈물 대신 기부 택한 ‘아버지 소방관’

자랑스런 후배이자 아들 순직 기리며 눈물 대신 기부 택한 ‘아버지 소방관’

황경근 기자
입력 2018-01-02 22:44
업데이트 2018-01-0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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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주·故강기봉 부자, 소방관 최초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은퇴한 소방관 아버지가 인명구조 중 순직한 소방관 아들과 함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에 새해 첫 회원으로 가입했다.
2일 서울시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순직한 119대원인 아들 강기봉씨와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한 강상주(오른쪽)씨와 아내 김선희(왼쪽)씨가 허동수 공동모금회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2일 서울시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순직한 119대원인 아들 강기봉씨와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한 강상주(오른쪽)씨와 아내 김선희(왼쪽)씨가 허동수 공동모금회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강상주(63·제주시)씨는 2일 서울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본인과 아들 강기봉(2016년 순직 당시 29세)씨의 이름으로 기부금 1억원씩 총 2억원을 전달했다.

이로써 이들 부자는 제주 83·84호, 전국 1770·1771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전국에서 전직 소방관이 아너 소사이어티로 가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자 소방관 가입 또한 첫 번째다. 이들 부자가 기부한 성금은 제주지역 저소득층 청소년의 교육·자립과 어려운 이웃의 생계비·의료비, 주거환경개선비 등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아버지 강씨는 31년간 제주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다가 2014년 정년퇴직했다.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해 힘쓴 공로로 녹조근정훈장을 받을 만큼 모범적인 소방관으로 인정받았다. 아들 강기봉 소방교는 울산 온산소방서 소속 119대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당시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다 순직했다.

순직 당시 미혼이었으며, 순직 후 1계급 특진과 대한민국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아들 강씨는 대학에서 간호학을 공부한 후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15년 4월 울산시 구급대원으로 채용됐다. 수많은 구급현장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했으며 온산소방서 체력 최강팀에 선발되는 등 매사에 적극적인 소방관이었다.

아버지 강씨는 “119대원으로서 본분을 다하다가 떠난 아들을 기리는 방법을 찾던 중 가족과 상의를 통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아들 이름으로만 기부할까 생각했지만, 이웃을 위해 헌신한 아들과 뜻을 같이하고자 나란히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동수 공동모금회장은 “이웃과 국가를 위한 헌신적인 삶을 실천하신 강상주 회원과 아들 강기봉 회원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귀감”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2018-01-0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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