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릉시장 내 청년식당 ‘문간’ 오픈한 이문수 신부
‘김치찌개 3000원 공깃밥 무한리필, 식당 옆 북카페에선 커피 공짜’서울 정릉시장에 ‘청년식당 문간’을 연 이문수 신부가 김치찌개를 서빙하고 있다. [청년식당 문간 제공=연합뉴스]
구랍 2일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 안에 문을 연 ‘청년식당 문간’은 단돈 3000원만 있으면 배불리 먹고 커피까지 마시면서 눈치 안 보고 책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문간은 성북구에 있는 글라렛 선교수도회의 이문수 신부가 고시원에서 굶어 죽은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주머니에서 먼지만 나는 청년들을 위해 한 끼 식사와 편히 쉬다가 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다.
“2015년 가을 방문한 인천의 수녀원에서 한 청년이 고시원에서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식사를 제대로 못 하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이야기를 수녀님으로부터 듣고 청년을 위한 식당을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죠.”
청년식당을 운영하자는 이 신부의 제안은 글라렛 선교수도회 사제들로부터도 호응을 얻어 2016년 봄부터 식당 개업 준비를 했다.
이 신부는 “청년식당 아이디어를 준 수녀님이 소개해 준 상담사로부터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사회사업가, 청년문화 기획자, 젊은 요리사, 식당 운영 경험자, 고시원 거주 경험자 등으로 구성된 포커스 그룹으로부터 조언을 듣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무난하고 대중적인 김치찌개를 단일메뉴로 정하고 가격은 3000원으로 정했다. 식당이름인 ‘문간’은 청년 누구나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랑방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붙인 것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식당문을 열고 있는데 대학이 방학에 들어간 지금은 손님이 다소 줄었지만 방학 전에는 하루 평균 100명의 청년 손님이 드나들었다. 종업원은 요리사와 홀 서빙을 담당하는 이 신부 단 2명이다.
이 신부는 식당 옆에 무료로 차를 마시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도 준비하고 있다.
이 신부는 “이 공간이 청년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할 수 있는 사랑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