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화성 8차 사건 수사, 법원 재심 결정 전에 마무리 방침”

경찰 “화성 8차 사건 수사, 법원 재심 결정 전에 마무리 방침”

오세진 기자
입력 2019-11-05 14:09
업데이트 2019-11-0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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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공원에서 경찰이 지표 투과 레이더 등 장비를 이용해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저질렀다고 자백한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1989년 7월)의 실종자 유골을 수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1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공원에서 경찰이 지표 투과 레이더 등 장비를 이용해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저질렀다고 자백한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1989년 7월)의 실종자 유골을 수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이 이춘재(56)를 경기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하면서 화성 ‘8차 사건’ 범인으로 기소돼 처벌을 받았던 윤모(52)씨가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경찰이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이 재심 개시를 결정하기 전에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씨가 다음 주 중에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하는데 그 전에는 (수사를 마무리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렵고 (윤씨의 재심) 청구 이후 법원이 재심 개시 결정을 하기 전까지는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씨는 1988년 9월 발생한 화성 ‘8차 사건’의 진범으로 기소돼 20년 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2010년 1급 모범수로 석방이 됐다. 그런데 이춘재가 8차 사건도 본인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윤씨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진안리에서 당시 13세 소녀가 집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앞서 윤씨는 전날 화성 8차 사건에 대한 4차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윤씨의 재심 청구 준비를 돕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는 “다음 주 중에 재심을 청구할 예정인데 경찰이 그 전에 8차 사건만이라도 마무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과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의 법정대리인,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이 사망하거나 심신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그 배우자·직계친족 또는 형제자매, 검사 등이다.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기소돼 20년을 복역한 뒤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윤모(오른쪽·52)씨가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왼쪽은 윤씨의 재심 청구 준비를 돕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 2019.11.4 연합뉴스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기소돼 20년을 복역한 뒤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윤모(오른쪽·52)씨가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왼쪽은 윤씨의 재심 청구 준비를 돕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 2019.11.4 연합뉴스
배용주 청장은 이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과 관련해 “현재까지 과거 윤씨를 수사한 전·현직 경찰 수사관 30여명을 상대로 강압수사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했지만 아직 특별한 진술을 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춘재는 경찰 조사에서 화성 살인사건 10건을 포함해 모두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강간·강간미수 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기존 화성 사건 10건 외에 이춘재가 자백한 4건의 살인사건은 1987년 12월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 1991년 1월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 1991년 3월 청주 주부 살인사건 등이다.

경찰은 이 중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의 실종자 유골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은 당분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이 사건은 1989년 7월 18일 화성군 태안읍에 살던 당시 초등학교 2학년 김모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된 사건으로, 같은 해 12월 김양이 실종 당시 입고 나갔던 치마와 책가방이 태안읍 병점5리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1일부터 김양의 유류품이 발견된 야산이 있었던 현장에서 유골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사건 가운데 증거물에서 그의 DNA가 나온 것은 일부인데, 8차 사건을 비롯해 DNA가 나오지 않은 사건들에 대해선 현재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실을 규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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