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7.10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박 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그는 박 시장의 조문을 마친 뒤 “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 온 오랜 친구다. 친구가 이렇게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안타까운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 불모지였던 시민운동을 일궈내고 서울시 행정을 맡아 10년 동안 잘 이끌어 왔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니 애틋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박 시장의 뜻과 철학이 살아날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받침하겠다”고 전했다.
한 기자가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 차원의 대응을 할 것인가”라고 묻자 이 대표는 “그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호통을 쳤다. 이어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다”며 화를 냈다.
이 대표는 질문한 기자를 노려보며 “나쁜 자식 같으니”라고 말한 뒤 화를 삭이지 못한 채 자리를 떴다.
전날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 또한 의혹과 관련해 언급을 삼갔다.
김 전 의원은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 유족들도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다”면서 “유족들이 마음이 슬퍼서 이야기를 들을 상황이 아니다. 모레 다시 방문하겠다”고 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2020.7.10 서울시 제공
앞서 8일 박 시장은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전 비서 A씨는 전날 밤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9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박 시장의 비서로 일한 A씨는 수시로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시장이 휴대전화 텔레그램 등을 통해 개인적인 사진을 여러 차례 보냈으며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해당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리될 전망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