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역 ‘성소수자 광고판’ 훼손 20대 검거…이유 물으니(종합)

신촌역 ‘성소수자 광고판’ 훼손 20대 검거…이유 물으니(종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8-03 14:15
업데이트 2020-08-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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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훼손된 채로 발견된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판. 독자 제공.
2일 오전 훼손된 채로 발견된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판. 독자 제공.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지하철 광고판을 훼손한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3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20대 남성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이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게시한 ‘2020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 대형 광고판을 전날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래 광고판에는 캠페인 참가자들의 얼굴 사진을 이어 붙여 만든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광고판 훼손은 전날 새벽에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성소수자들이 싫어서 광고판을 찢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판 철거된 자리에 붙은 문구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판 철거된 자리에 붙은 문구 지난 2일 오전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게시된 ‘2020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 대형 광고판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게 찢어진 상태로 발견돼 임시 철거됐다. 사진은 훼손된 신촌역 광고판에‘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관계자들이 광고판이 철거된 자리에 메모지를 붙여 ‘성소수자’라는 문구를 만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2020.8.3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페이스북 캡처.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단체 협력 사업 중 하나인 이 광고판은 지난달 31일 공개돼 8월 한달 동안 게시될 예정이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당초 지난 5월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5월 17일)을 맞아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 이 광고판을 게시하려 했으나 서울교통공사는 ‘의견광고’에 해당한다며 승인을 늦췄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에 진정을 내는 등 우여곡절 끝에 8월 한달 동안 신촌역 광고 게시가 성사됐으나 이틀 만에 훼손된 것이다.

광고판은 하단 3분의 2가 찢어지는 바람에 ‘서소수자는 다시의’만 남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됐다.

이에 무지개행동과 일부 시민들은 훼손된 광고판이 철거된 뒤, 빈 광고판에 전날 오후 응원문구가 담긴 메모지를 부착해 ‘성소수자’라는 문구를 만들었다. 공동행동 명의의 항의 성명서도 함께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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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광고판 위 찢어진 성소수자 응원 문구
빈 광고판 위 찢어진 성소수자 응원 문구 3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역사 내 광고판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측이 써붙인 응원 문구가 신원 불상 인물에 의해 훼손되어 있다. 앞서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2020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 광고판을 게시했으나 전날 훼손된 채로 발견됐다. 2020.8.3
연합뉴스
그러나 메모지로 만든 문구와 성명서 역시 3일 오전 절반 이상이 떨어진 채로 발견됐다.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오늘 오전 6시쯤에 와서 봤을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오전 9시쯤 2차 훼손을 당했다는 내용을 SNS에서 접하고 현장 확인 후 경찰에 신고했다”며 “조만간 논의를 거쳐 광고를 복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2차 훼손도 A씨가 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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