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억울한 옥살이 윤성여씨 등 피해자
진실화해위에 은폐·인권 침해 조사 신청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이 25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춘재 사건의 총체적인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칠준 변호사,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씨, 피해자 고 김현정양의 아버지 김용복씨, 9차 사건 용의자로 몰렸던 윤모군의 친형, 박준영 변호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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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사건 중 8차 사건(1988년)의 범인으로 몰려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윤성여씨와 이춘재가 저지른 ‘초등생 실종 사건’(1989년) 피해자 고 김현정(당시 8세)양의 아버지, 9차 사건(1990년) 용의자로 몰렸던 당시 19세 윤모군의 친형은 25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1986~1991년 경기 화성과 충북 청주 일대에서 발생한 이춘재 사건 당시 용의자로 몰린 피해자들이 허위 자백을 하게 된 경위와 경찰이 살인 사건 피해자의 사체를 은닉하고 증거를 인멸한 행위 등에 대해 진실을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윤씨는 “잘못된 진실을 모두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 김현정양의 아버지 김용복씨는 “30년 동안 아이가 실종됐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아이 엄마는 아이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며 만날 문을 열어 놓고 있었다”며 “이 사건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해서 사건을 은폐한 경찰을 처벌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억울해했다.
김칠준 법무법인 다산 대표변호사는 “이춘재 사건의 일차적인 피해자는 이춘재의 범행에 희생된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이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용의자 선상에 오르고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던 사람들도 이 사건의 피해자”라며 “지난 30년 동안 묻혔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21-01-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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