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수송 모의훈련
모의훈련 참관 文 “백신 수송 빈틈 없네,방역 이뤄냈듯 접종서도 보여 달라” 당부
이후 마지막 수송단계서 돌발 상황 발생
화이자 모형 백신 박스 얼어붙어 안 떨어져
취재진 내보낸 뒤 5분 뒤 종이상자 분리
질병청 “백신엔 문제 없다…보완할 것”
공항~접종센터 4단계, 경찰·군 철통방어
조심조심
코로나19 백신 안전유통을 위한 부처합동 모의훈련이 실시된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백신 샘플을 초저온 냉동고로 옮기고 있다. 2021.2.3 연합뉴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이미지.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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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서 얼어붙은
백신상자 “앞서선 괜찮았는데”정부는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 유통을 위한 공개 모의 훈련을 시행했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수만명분이 국내로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진행한 훈련이었다.
훈련은 백신 모형을 사용해 진행됐는데 공항 내 단계, 운송 단계, 물류창고 보관 단계,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 등 총 4단계였는데 이날 돌발상황은 마지막 과정인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에서 발생했다.
경기 평택시 소재 물류센터에서 1t 트럭에 실려 온 백신 모형은 이날 오후 2시쯤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로 수송됐다. 백신 수송차량 앞뒤로 순찰차, 경찰특공대 차량 등이 호위했다.
백신 수송차량이 접종센터 앞에 멈추고, 한 사람이 차량 화물칸에서 가로·세로·높이가 각 60㎝ 정도로 보이는 검은 상자를 들고 내렸다. 상자를 든 사람은 체온을 측정한 뒤 센터로 들어가 책상 위에 백신이 들어있는 검은 상자를 올렸다.
센터 의료진이 이 상자를 개봉했고, 상자 속 온도계에 표시된 수치는 ‘영하 75도’였다. 여기까지는 모든 과정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한국초저온 향하는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차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운송 모의훈련이 진행된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백신 수송 차량이 평택 한국초저온으로 향하고 있다. 2021.2.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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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경호 받으며 도착한 코로나19 백신 수송차량
질병관리청과 국방부,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자들이 백신 접종 모의훈련을 펼친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백신 중앙예방접종센터 안으로 코로나19 백신수송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2021.2.3 뉴스1
조심조심
코로나19 백신 안전유통을 위한 부처합동 모의훈련이 실시된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백신 샘플을 초저온 냉동고로 옮기고 있다. 2021.2.3 연합뉴스
급기야 “기자들 내보내” 5분뒤 정상화 그러던 중 냉동고 전용장갑을 끼고 코로나19 백신 모형이 들어있는 상자를 꺼내려던 의료진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백신 보관 관련 서류 작성을 마친 의료진이 상자 속에서 백신이 들어있는 상자를 올리려고 하자 상자가 얼어붙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최초 검은 박스에서 실제 내부 백신 보관 박스를 꺼내 냉동고로 옮겨야 하는데, 내부 박스가 드라이아이스에 얼어붙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내부 박스는 화이자에서 전해준 실제 박스 크기를 토대로 만든 것이다.
긴 자를 가지고 상자 주변부를 떼 냈으나 움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훈련 현장에 나와 있던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실제로는 창고에서 꺼내서 드라이아이스를 넣은 뒤 바로 와야 하는데, 미리 만들어 둬 얼어붙은 것 같다”고 설명한 뒤 취재진을 센터 밖으로 내보냈다.
5분 뒤 취재진이 센터에 재입장했을 때는 종이상자는 나와 있었다.
의료진은 이후 가로·세로가 각 25㎝, 높이가 3㎝ 정도로 보이는 흰색 상자 두 개를 꺼내서 초저온 냉동고에 넣었다.
초저온 냉동고로 옮겨지는 백신 샘플
코로나19 백신 안전유통을 위한 부처합동 모의훈련이 실시된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백신 샘플을 초저온 냉동고로 옮기고 있다. 2021.2.3 연합뉴스
백신 보관될 중앙접종센터 냉동창고
3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냉동창고에서 코로나19 백신 안전유통 모의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2021.2.3 연합뉴스
백신엔 문제 없다…실제 상자는 달라”“모더나 등 7월까지 접종센터 250곳 설치”
질병청에 따르면 이 흰색 상자는 화이자의 백신 상자와 비슷하게 만든 것으로, 실제 상자에는 5㎖짜리 백신이 195개 들어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날 상황에 대해 “온도가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백신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의훈련에 쓴) 상자는 실제와 다르다”면서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실제에서는 차질이 없게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은 실제 공급 상황을 가정하고 백신 수송·보관·유통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는지를 점검하는 한편 수송 시간 지연, 냉장중단 등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역량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화이자 제품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으로, 온도를 영하 60∼영하 90도로 유지해야 해 운송·보관이 특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mRNA 백신인 모더나사 제품 역시 유통과 보관 온도를 영하 20도로 유지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mRNA 백신을 유통하는 동안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이 백신을 보관·접종할 수 있게 초저온 냉동고를 갖춘 예방접종센터를 각 시군구에 7월까지 250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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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 수송차량, 공항서 접종센터로 이송이날 모의훈련은 공항에 백신이 도착하는 상황에서부터 단계를 밟아 갔다.
백신이 공항에 도착한 후 수입자와 관세청이 인수와 통관 업무를 진행했고 유통업체가 해당 백신을 영하 60∼영하 90도를 유지할 수 있는 5t짜리 수송차량에 실었다.
정오쯤엔 인천공항에서 경기 평택시 소재의 물류센터로 백신 모형 수송을 시작했다.
백신 수송차량과 예비냉장차 앞에는 경찰 순찰차와 군사경찰, 경찰특공대 차량 등이 이중삼중의 철통 경호를 펼쳤다.
경찰 사이드카와 순찰차 등은 주로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업무를 맡고, 군사경찰과 경찰특공대는 테러, 시위대 습격 등 우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수송차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 수송 요원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면서 임무를 잘 수행해 달라”면서 “국민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격려했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특례수입 승인’ 브리핑하는 김강립 처장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식품의약품안전처 브리핑룸에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특례수입 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특례수입은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외국에서 들여올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식약처는 이번 승인 물량은 11만 7,000회분(도즈)이며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2월 중순이후 부터 수입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21.2.3 연합뉴스
특례수입은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외국에서 들여올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식약처는 이번 승인 물량은 11만 7,000회분(도즈)이며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2월 중순이후 부터 수입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21.2.3 연합뉴스
수송차량이 물류센터에 도착한 뒤에는 유통업체가 물류센터로 백신을 옮기고 접종센터 배분 단위로 소분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식약처는 이날 화이자 백신의 특례수입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례수입은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외국에서 들여올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도입 과정에서도 이를 활용했다.
화이자 백신의 예방효과는 임상시험에서 약 95%로 나타나 국내에 들여올 백신 5종 중에서 가장 높다. 총 2회 접종해야 하고 보관과 유통에 초저온 냉동 시스템이 필요하다.
화이자 백신은 2월 중순 이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1민7000도스(약 6만명분) 규모로 국내에 공급될 예정이다. 접종은 이르면 이달말부터 이뤄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서 백신 수송트럭 출발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다. 2021. 2. 3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박수 보내며 격려…정은경에 질문도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제2 화물터미널에서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위해 열린 민·관·군·경 합동 ‘코로나 백신 수송 모의훈련’을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이따금 박수를 치며 중간중간 백신 접종을 총괄 지휘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수송과 관련, “화이자 백신이 당장 들어온다 해도 수송·보관·유통 계획이 빈틈 없이 잘 돼 있는 것 같다”면서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모의 훈련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단계별 훈련 상황을 보고받은 뒤 “백신의 수송·보관·유통의 전 과정에 국민들이 염려하는 일이 전혀 없도록 대비를 잘 해주길 바란다”면서 “백신이 들어오면 국민들의 모든 관심이 여기에 몰릴 것이다.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방역에서 이뤄냈듯이 접종에서도 (성과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 오리건주에서 백신 수송 차량이 폭설로 고속도로 위에 갇히자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을 도로 위 차량 운전자들에게 접종했다는 외신 보도를 소개한 뒤 “수송 도중 눈길에 갇힌다든지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면서 “대처 요령을 미리 만들고 수송 담당자들에게도 충분히 주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사전보고에서 “순찰차와 특공대, 경찰기동대를 활용해 3중 기동경호를 펼친다”고 했고, 서욱 국방부 장관은 “차량 고장, 교통사고, 테러 등 총 15개의 우발상황을 설정해 대비태세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 물류 과정을 참관 및 보고를 받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2021. 2. 3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을 마치고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1. 2. 3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1200여명 매칭 시스템 마련 중한편 이날 대한의사협회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은 정부의 코로나19 백신접종 사업에 동참하고자 백신접종지원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백신접종지원팀 운영을 위해 산하 전국 16개 시·도 의사회에서 백신전담 임원을 지정하기로 했다. 의협은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의 재난의료지원팀이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감염병 전담병원 등에 의사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재난의료지원팀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국 250개소 접종센터와 이미 지원한 1200여명의 의사 인력을 연계해 매칭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1200명은 재난의료지원팀에 선별진료소 등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 업무 등을 맡겠다고 지원한 인원”이라면서 “백신접종지원팀은 지금 막 꾸려진 상황이어서 관련 인력을 모집하거나 배치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의사 1인당 100명 이하의 접종 인원 유지,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발생에 따른 책임소재 여부 등의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백신 접종과 관련한 사고 및 의료분쟁 발생 시 의료진과 의료기관에 대한 책임을 면제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 물류 과정을 참관 및 보고를 받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2021. 2. 3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서 백신 수송트럭 출발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다. 2021. 2. 3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