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했어…” 제천 화재로 아내 잃은 남편의 통곡

“내가 잘못했어…” 제천 화재로 아내 잃은 남편의 통곡

오세진 기자
입력 2017-12-23 15:04
수정 2017-12-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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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했으니, 이제 집으로 가자···.” 23일 오전 충북 제천시 제일장례식장. 김인동씨는 고인이 된 아내 장경자씨를 떠나 보내면서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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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하는 남편
오열하는 남편 23일 오전 충북 스포츠센터 화재 피해자의 첫 발인식이 엄수된 제천 제일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남편이 관을 붙든 채 오열하고 있다. 2017.12.23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남편인 김씨는 지난 21일 장씨와 함께 제천에 있는 스포츠센터 ‘노블 휘트니스 스타’ 4층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중 건물에 불이 난 사실을 알고 뛰쳐나갔다고 한다. 그는 앞서 나간 장씨가 무사히 탈출했을 것으로 생각해 2층 목욕탕에서 뛰쳐나오는 사람들의 대피를 돕다가 건물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대피한 줄 알았던 아내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가족, 친지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된 발인에서 김씨는 장씨의 관을 붙들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이날 제천 백운면 집에서 노제를 지낸 뒤 장씨를 납골당에 안치하고 작별을 했다.

장씨의 발인을 지켜본 한 지인은 “화마의 현장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면서 “이승에서는 시름과 고통 없이 편히 잠들기 바란다”고 기도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번 참사로 단란한 3대가 한꺼번에 희생돼 많은 사람을 안타깝게 했던 할머니 김모(80)씨와 딸 민모(49)씨, 손녀 김모(19)양도 오는 24일 발인식을 하고 제천의 한 납골당에서 영면한다. 장씨와 김씨, 민씨, 김양을 포함한 희생자 29명의 장례 절차는 오는 26일까지 마무리된다.

희생자 29명 중 19명이 제천시립 납골당에 잠드는 등 희생자 대부분이 납골당을 영면의 장소로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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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충북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2017.12.23 연합뉴스
23일 충북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2017.12.23 연합뉴스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합동분향소도 이날 제천체육관에 마련됐다. 체육관에는 추모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 화재 현장과 제천시청 로비, 제천시민회관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시민들의 조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불이 난 건물의 주인 이모씨도 이날 오전 고인들의 명복을 빌겠다며 합동분향소를 찾았으나 유족들의 반대로 조문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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