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파발검문소 총기사고’ 경찰관 “살인 고의 없었다”

‘구파발검문소 총기사고’ 경찰관 “살인 고의 없었다”

입력 2015-11-05 15:52
업데이트 2015-11-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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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판기일서 주장…살인 혐의 기소에 억울함 호소

서울 은평구 구파발검문소 총기사고로 의경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 박모(54) 경위가 법정에서 살인 고의가 없었다며 우발적 사고임을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심우용 부장판사) 심리로 5일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박 경위의 변호인은 “공소장에 적시된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실탄이 발사되지 않을 위치에 탄창이 놓였다고 생각하고 장난치듯 격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피고인 스스로 평소 친했던 피해자를 죽이겠다는 생각을 꿈에도 한 적 없다며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이런 행위에 살인이라는 죄명을 씌워 처벌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재판부가 적절히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 경위는 올 8월25일 자신이 근무하던 구파발검문소 생활실에서 38구경 권총 총구를 박모(21) 수경(당시 상경)에게 향하고서 방아쇠를 당겼다가 권총에서 발사된 총탄에 박 수경이 왼쪽 가슴 부위를 맞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애초 경찰은 박 경위에게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만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박 경위가 총기를 다루면서 실탄 장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방아쇠를 당기기 전 총기 안전장치를 푼 점 등을 고려하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다만 살인 혐의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업무와 무관하게 큰 과실을 저질러 사람을 숨지게 한 혐의(중과실치사)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이날 피고인석에 앉은 박 경위도 “검찰은 제가 고의로 피해자를 쐈다고 하는데, 제가 피해자를 고의로 쏠 아무 이유가 없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방청석에 앉은 박 수경 부모에게도 “자식이 죽은 일이 잊히겠나. 정말 죄송하다”며 울먹이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박 경위 측은 사건 당시 박 수경과 함께 생활실에 있었던 의경 2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증인 신청을 받아들고 다음 공판기일에 증인신문을 하되, 당사자들이 원하면 비공개로 신문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12월1일 낮 12시30분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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