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보고서 조작 ’ 서울대 교수 영장
“신뢰할 결과 어렵다” 연구원 반발 묵살조 교수 측 “1200만원은 정당한 자문료
옥시가 발췌 제출…연구 왜곡은 없었다”
![英 테스코 앞에서 살균제 피해 시위… 본사 CEO 사과 못 받아](https://img.seoul.co.kr/img/upload/2016/05/06/SSI_20160506171048_O2.jpg)
런던 연합뉴스
![英 테스코 앞에서 살균제 피해 시위… 본사 CEO 사과 못 받아](https://img.seoul.co.kr//img/upload/2016/05/06/SSI_20160506171048.jpg)
英 테스코 앞에서 살균제 피해 시위… 본사 CEO 사과 못 받아
최예용(왼쪽) 환경보건시민단체 소장이 5일(현지시간) 영국 최대 슈퍼마켓 회사 테스코의 런던 시내 매장 앞에서 현지인에게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례를 알리고 있다. 홈플러스를 소유했던 테스코는 가습기 살균제 자체브랜드(PB)를 만들어 팔았다. 최 소장은 유가족 김덕종씨와 함께 이번 사건의 최대 가해 기업으로 지목되는 옥시(RB코리아)의 본사인 레킷벤키저(RB)의 최고경영자(CEO) 레카시 카푸어를 만났다. 최 소장은 40분의 면담이 끝난 후 “CEO가 사과한다(apology)는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준비된 서한만 읽고 질문도 받지 않고 서둘러 떠났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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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서울대 조모(57) 교수에게 수뢰 후 부정처사 및 증거위조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월 출범한 특별수사팀이 수사 대상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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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조 교수가 “신뢰할 수 있는 결과 도출이 어렵다”며 실험을 반대하는 연구원의 반발이 있었음에도 실험을 강행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는 조 교수가 진행한 흡입 독성 실험에서 “살균제에 노출된 임신한 실험 쥐 15마리 중 새끼 13마리가 뱃속에서 죽었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은폐했다. 옥시는 이듬해 서울대가 임신하지 않은 쥐를 대상으로 2차 실험을 진행한 뒤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오자 검찰에는 이 보고서만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 4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던 호서대 유모(61) 교수도 곧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조 교수 측은 “옥시가 유리한 부분만을 발췌해 제출한 것일 뿐 고의로 연구 결과를 조작하거나 왜곡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공식 연구용역비 외에 본인 계좌로 1200만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정당한 자문료로 생각했고 연구실의 공적 운영비로 사용해 종합소득신고 때 신고하고 세금까지 냈다”고 해명했다.
한편 옥시 등 제조자가 제조 당시 제품에 대한 결함을 몰랐다 하더라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김호기 교수는 한 논문에서 “제조자는 제품의 위해성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하고 위해성이 밝혀진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감시 의무 등을 소홀히 했다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6-05-07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