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워커오픈] ‘인간승리’ 김비오 생애 첫 승

[조니워커오픈] ‘인간승리’ 김비오 생애 첫 승

입력 2010-08-09 00:00
업데이트 2010-08-0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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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 딛고 20언더파… 코리언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

빈맥성 부정맥. 심장의 분당 심박수가 정상인보다 훨씬 많은 심장질환이다. 발작적으로 일어나는 이런 증상이 심할 경우 심장마비나 돌연사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런데 일반인이 아닌 골프선수가 이런 달갑지 않은 병력의 소유자라면 과연 어떨까. 그것도 팽팽한 긴장감 속에 우승컵이 걸린 마지막홀 마지막 퍼트를 해야 할 상황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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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오
김비오


국가대표 출신의 한국프로골프투어(KPGT) ‘새내기’ 김비오(20·넥센)가 8일 제주 오라골프장(파72·7086야드)에서 막을 내린 SBS코리언투어 조니워커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상금은 6000만원.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아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01타로 2위 이민창(23·동아회원권)을 무려 6타차로 밀어낸 압승. 이 타수는 지난 5월 SK텔레콤오픈에서 배상문(23·키움증권)의 시즌 최저타(22언더파)엔 2타가 모자랐고, 2002년 한국오픈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세운 국내 남자골프대회 72홀 최소타에 불과 3타 뒤진 기록이다.

김비오는 안양 신성고에 재학중이던 지난 2008년 일본과 한국의 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모두 휩쓸었던 국가대표 출신. 이듬해 프로로 전향해 1년간 일본 무대에서 활동하다 올해부터 국내에 복귀한 ‘새내기’다. 시즌 9번째 대회 만에 나흘 내내 60대 타수(68-65-68-67)를 기록하는 출중한 경기력으로 마침내 찾아온 첫 우승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로 만19세11개월19일. 김경태(24·신한금융)가 가지고 있던 코리언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20세7개월27일)도 갈아치웠다. 김비오는 한때 심각했던 심장질환을 이겨내고 ‘인간승리’를 일궈낸 골프선수다. 예원초등학교 시절 심장에 이상을 느낀 뒤 선천적 부정맥 진단을 받은 뒤 두 차례의 수술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그 고약한 병은 완치되지 않았다. 김비오는 “힘들거나 너무 긴장을 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데 심할 경우 시야가 흐려지거나 현기증도 일어난다.”면서 “어제 3라운드 15번홀에선 너무 힘껏 티샷을 휘두르는 바람에 현기증이 일어나 잠시 주저앉아 호흡을 가다듬기도 했다. 그러나 찾아온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자고 이를 악물었다.”고 말했다.

사실 지금까지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너진 것도 부정맥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이날 첫 우승과 함께 자신의 몸에 대한 자신감까지 되찾은 김비오는 “이번 시즌이 끝난 후 본격적인 치료를 받을 생각인데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겠다.”면서 “올해는 일본과 미국의 퀄리파잉스쿨 출전도 신청해 놨다.”고 활짝 웃었다.

제주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10-08-0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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