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 약점 드러낸 ‘답답한 90분’

스리백 약점 드러낸 ‘답답한 90분’

입력 2010-09-08 00:00
업데이트 2010-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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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서 효과적이었던 ‘조광래식’ 스리백(3-back) 전술이 한국의 좌우 측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이란의 공격 전술에 힘을 쓰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이란과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이영표(알 힐랄)의 백패스 미스가 상대 역습으로 이어지면서 마수드 쇼자에이(오사수나)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패했다.

대표팀은 전반 초반 이청용(볼턴)의 강한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연이은 홍정호(제주)의 헤딩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주도권을 잡는듯했지만 이란 스리톱 공격의 적극적인 좌우 돌파에 밀려 중원을 내주며 90분 내내 힘든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이란의 공세에 맥을 못 춘 ‘스리백’

한국은 김영권(도쿄)-이정수(알 사드)-홍정호의 스리백과 이영표-최효진(서울)의 좌우 윙백을 중심으로 3-4-3 전술을 구사했다. 이에 맞선 이란은 4-3-3 전술로 한국을 상대했다.

하지만 이란 스리톱의 좌우 날개를 맡은 쇼자에이와 골람제자 레자에이(피루지)가 좌우 측면으로 넓게 벌려 침투하면서 한국의 스리백 라인은 효과적인 수비를 펼치지 못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이란의 압신 고트비 감독이 한국의 수비전술에 대비를 잘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란의 좌우 측면 날개가 넓게 벌려서면서 이영표와 최효진이 뒤로 물러서 파이브백(5-back)을 이루고 말았다. 이 때문에 중원에서 숫자가 부족해 이란에 밀리는 경기가 됐다. 스리백 수비의 한계점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이어 “나이지리아와 평가전 때는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측면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이영표와 최효진이 수비에 가담할 필요가 없어져 공격적으로 우위에 있었다”며 “오늘 같은 경기에서는 스리백 수비가 전진해 중원을 메울 수 없었다. 스리백의 태생적인 한계다”고 덧붙였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도 스리백 전술의 완성도 부족을 패인으로 돌렸다.

김 위원은 “스리백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 수비가 전반적으로 내려서 역습을 제대로 펼칠 수가 없었다”며 “상대팀 공격수의 숫자에 따라 수비 전술을 바꿀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수비전술만으로는 경기 쉽게 풀어가기 힘들다”고 밝혔다.

◇박지성-이청용 시프트 효과 ‘글쎄’

조광래 감독은 이란과 평가전에 앞서 오른쪽 날개 이청용에게 공격의 무게중심을 두고 박주영과 박지성의 효과적인 자리바꿈을 통해 공격을 풀어가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사령탑의 의도대로 박주영과 이청용, 박지성은 상황에 따라 자리를 바꿔가며 전방에서 공격을 이끌려고 노력했지만 중원에서 제대로 볼이 투입되지 않았고 이란 수비진의 강한 압박에 막혀 효과적 공략이 이어지지 못했다.

그나마 전반 시작과 함께 이청용이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빼앗아 박주영과 1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슛을 했던 게 가장 눈에 띄었던 기회였다.

하지만 이란의 과감한 공세에 밀려 좌우 윙백이 파이브백을 만드느라 중원을 커버할 아군의 숫자가 부족해 전방에서 상대의 볼을 빼앗아도 빠른 역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역효과를 내고 말았다.

조광래 감독은 후반 중반에 아예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 앉히는 ‘박지성 시프트’를 시도했지만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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