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기적’ 원윤종 “올림픽 메달 꿈, 거리감 좁혀져 신기”

‘봅슬레이 기적’ 원윤종 “올림픽 메달 꿈, 거리감 좁혀져 신기”

입력 2015-11-30 18:39
업데이트 2015-11-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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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윤종 연합뉴스
원윤종
연합뉴스
“예전에는 보이지도 않던 꿈을 좇는 느낌이었는데, 어느덧 거리감이 좁혀져서 신기합니다.”

한국 썰매는 지난주말 기적을 만들어냈다.

남자 봅슬레이의 원윤종(30), 서영우(24·이상 경기도연맹)가 29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알텐버그에서 열린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봅슬레이 2인승 부문에서 동메달을 땄다.

한국 봅슬레이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월드컵에서 거둔 역대 최고의 성적이다.

두 선수는 독일 빈터버그로 이동해 2차 대회를 준비 중이다.

원윤종은 30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언젠가부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였는데, 사실은 보이지도 않는 꿈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최근까지 한국 썰매는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 등과 비교해 ‘걸음마’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원윤종, 서영우는 지난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8위에 오르고 올해 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위에 차지한 데 이어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동메달이 확정된 순간, 원윤종은 그동안 겪은 고난의 준비 과정이 머릿속을 스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동스러우면서도 뭔가 멍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파트너인 서영우 선수는 물론이고 감독님 이하 모든 코치진, 장비 전문가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원윤종은 “지금 내가 있는 현실에서는 2년 뒤 평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최대 목표”라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때 원윤종의 장래 희망은 중·고등학교 체육 교사였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성결대 체육교육과 4학년생이던 원윤종은 어느 날 우연히 ‘썰매 국가대표 선발’ 포스터를 보고 지원해 합격했고, 그렇게 인생이 확 바뀌었다. 원윤종의 과후배인 서영우도 비슷한 케이스다.

하지만 막상 뛰어든 한국 썰매의 현실은 너무 열악했다.

원윤종, 서영우를 지도한 이상균 경기도연맹 감독은 “처음에는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외국 선수들이 타던 썰매를 중고로 구입해서 썼다”고 돌아봤다.

이 감독은 두 선수에게 체력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켰다. 제대로 된 봅슬레이 시설이 없다보니 체력에서라도 외국 선수들을 압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감독은 “두 선수는 타고난 운동신경이 뛰어날 뿐 아니라 머리도 좋고, 무엇보다 성실하다”며 “당분간 한국 썰매에서 이런 선수들이 나오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몇 년 흐르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등은 봅슬레이를 비롯한 썰매에 많은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LG전자, KB국민은행, 대우인터내셔널, 아디다스 같은 기업들도 후원자로 나서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내년 2월에는 평창에 전용 경기장도 완공된다.

원윤종은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신 덕분에 점차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고 있다”면서 “트랙이 하루빨리 완성돼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훈련을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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