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균섭 “삼촌의 꿈 이뤄 기쁘다”

김균섭 “삼촌의 꿈 이뤄 기쁘다”

입력 2010-11-14 00:00
업데이트 2010-11-1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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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삼촌께 자신 있게 찾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14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균섭(29.인천체육회)는 삼촌인 고(故) 김형칠 이야기부터 꺼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김균섭과 함께 종합마술 은메달을 일궈낸 김형칠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종합마술 경기 중 일어난 불의의 낙마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사고는 승마 대표팀은 물론 한국 선수단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고,선발전에서 밀려 한국에서 사고 소식을 들어야 했던 김균섭도 눈물을 쏟아냈다.

 이후 그는 아시안게임 태극마크를 달고자 절치부심했고,대표 선발전에서 막차를 타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결국 자신과 삼촌이 동시에 꿈꾸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김형칠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동메달,2002년 은메달을 땄지만 끝내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김균섭은 “삼촌께서 못 이루신 꿈을 가족인 제가 이뤄 더 기쁘다.아무래도 삼촌이 도와주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4명이 출전해 상위 3명의 평균 점수로 결과를 내는 단체전에서 김균섭은 한국 선수 중 가장 낮은 61.778%로 전체 17위에 머물렀다.그의 점수는 한국의 합산 점수에서 제외됐지만,동료들의 선전으로 정상에 올랐다.

 김균섭은 “팀을 잘 만난 덕분에 원하는 것을 이뤘다.개인이든 단체든 금메달은 기분 좋은 일”이라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은 김균섭을 비롯해 최준상(KRA승마단)과 김동선(한화갤러리아승마단),황영식(한양대)이 출전해 중국과 접전 끝에 1998년 방콕 대회부터 4회 연속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균섭은 “저도 열심히 했지만 기대만큼 성적이 안 나와 마지막까지 마음을 졸였는데 동료들이 자존심을 세워줬다”면서 “하늘에 계신 삼촌과 할아버지가 좋아하실 것 같아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김균섭의 할아버지는 1964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고 대한승마협회 경기력향상 위원장으로도 활동한 고(故) 김철규 씨다.김균섭은 3대째 이어져 온 ‘가업’으로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이날 올린 성적으로 개인전 출전자가 가려지다 보니 김균섭은 다음날 이어지는 개인전에는 출전할 수 없다.

 김균섭은 “다음 대회에서는 개인전에도 출전해 꼭 메달을 따겠다”면서 각오를 밝혔다.

 시상식이 끝나고 우승자 퍼레이드 때 하늘을 올려다 보며 삼촌에게 감사 인사를 올린 김균섭은 한국에 돌아오면 삼촌이 잠들어 있는 국립현충원을 찾을 생각이다.

 그는 “이제 삼촌에게 자신 있게 찾아가서 ‘금메달을 땄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계속 열심히,자만하지 않고 가족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광저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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