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바리 승훈이… 끝까지 노력하기에 믿었죠”

“악바리 승훈이… 끝까지 노력하기에 믿었죠”

입력 2010-02-25 00:00
업데이트 2010-02-25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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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가족·코치 인터뷰

“너무 너무 장하다, 우리 아들. 승훈이 정말 고생했어. 사랑해, 우리 아들”(이승훈의 어머니 윤기수씨)

“네, 엄마 해냈어요. 금메달 땄어요.”(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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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이 24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1만m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확정짓자 서울 예장동 큰아버지 집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어머니 윤기수(왼쪽부터)씨와 아버지 이수용씨, 누나 연재씨가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승훈이 24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1만m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확정짓자 서울 예장동 큰아버지 집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어머니 윤기수(왼쪽부터)씨와 아버지 이수용씨, 누나 연재씨가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승훈 부모 “아들이 너무 장하다”

올림픽 신기록으로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승훈은 24일 경기 직후 국제전화로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 전국민이 기다리는 금메달 소식을 전하자 이승훈의 어머니 윤기수(48)씨는 말을 잇지 못하며 줄곧 함박 웃음만 지었다. 그저 “장하다.”는 말만 계속했다.

이승훈의 가족과 친척 10여명은 새벽 4시부터 서울 예장동 이승훈의 큰아버지 집에 모여 TV를 시청하며 선전을 기원했다. 최대 맞수로 꼽히는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가 코스를 잘못 타 실격처리, 이승훈의 1위가 확정되자 모두 벌떡 일어나 부둥켜안으며 기뻐했다. 아버지 이수용(52)씨는 “방황과 역경을 딛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아들이 너무 장하다.”면서 “남들이 뭐라 해도 ‘왜 안 되느냐.’며 끝까지 노력한 아들을 믿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어머니 윤씨는 “첫 국제경기였던 만큼 경험이 없었을 텐데 너무 고맙다. 아들이 돌아오면 꼭 껴안아 주고 싶다.”고 울먹였다.

●옛 스승 “자신과의 싸움 즐기는 아이”

14년 전 서울 리라초등학교에서 빙상코치로 이승훈을 지도한 서태윤(49) 광운대학교 아이스링크 교육부장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승훈이는 스케이트 그 자체를 즐기고 훈련과정에서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을 재밌어했다.”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즐길 줄 아는 아이였으니 그 싸움에서 질 리가 없지 않은가.”라며 제자의 금메달 소식에 기뻐했다.

서 부장은 “또래보다 주먹 하나만큼이나 작아 별명이 ‘쥐방울’이었던 승훈이가 세계를 놀라게 한 스피드스케이터가 될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승훈이는 악바리 기질로 이겨냈다.”면서 “체력훈련도 남들보다 꼭 자청해서 더 했다. 그게 1년, 2년 쌓였다고 생각해 보라. 다른 선수들에 비해 월등한 훈련량”이라고 말했다. 이승훈은 지난해 4월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에 떨어진 직후 서 부장을 찾아왔다. 이때 이승훈은 “할 수 있다. 자신 있다.”고 재기를 다짐했다고 서 부장은 전했다. 서 부장은 “쇼트트랙에서 아픔을 맛봤지만 거기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들이 스피드스케이팅 챔피언이 되는 데 일조를 했다.”면서 “두 종목의 장점을 스스로 접목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 영리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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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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