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결산> ④남아공 이래서 특별했다

<월드컵결산> ④남아공 이래서 특별했다

입력 2010-07-11 00:00
업데이트 2010-07-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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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3대 키워드’는 자블라니와 부부젤라, 고지대이다.

‘3대 키워드’는 본선 참가국의 경기력에 직간접적인 변수로 작용했고 대회 내낸 화제가 됐다.

대회 공인구인 자블라니는 가볍고 반발력이 크기 때문에 다루기 어렵고 궤적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제작사는 ‘완벽한 공’이라고 홍보했으나 실전에서 볼을 다룬 스타 선수들은 ‘할인매장에서 파는 싸구려 공 같다’는 혹평을 내렸다.

자블라니는 불룩한 가죽 조각 8개를 붙여서 어떤 공인구보다 원형에 가깝고 골키퍼의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미세 돌기가 표면에 두루 배치됐다.

궤적의 안정성을 높여 볼이 목표한 지점에 도달하도록 정확한 슈팅을 담보한다는 것도 제작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음새 없는 접합과 완벽에 가까운 구형 때문에 선수의 발이나 공기와 마찰이 줄면서 슬라이더나 커브, 너클볼 같은 효과를 내는 킥의 묘미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반발력이 너무 세기 때문에 표면에 돌기를 만들었음에도 골키퍼가 잡았다가 놓치면서 결정적인 위기에 시달리는 경기 장면도 자주 눈에 띄었다.

하도 말이 많자 국제축구연맹(FIFA)도 자블라니에 대한 각국 감독과 팀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제작사에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귀를 먹먹하게 할 정도로 요란한 아프리카 전통악기 부부젤라의 괴성도 선수들이나 감독들에게서 적지 않은 원성을 샀다.

유럽 국가들은 부부젤라 부대의 응원에 질겁하거나 강한 불만을 토로했으나 아프리카 국가들은 ‘여기는 아프리카’라며 은근히 즐기는 분위기였다.

감독들은 자기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도록 하는 부부젤라 소음 때문에 벤치의 지시가 선수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선수들은 소음 때문에 필드에서 정교한 의사소통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전술을 소화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불평했다.

이런 논란 때문에 대회 초반에는 경기장에서 부부젤라 응원을 금지할지가 공론화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그들 방식대로 축구를 즐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득세하면서 결국 감내해야 할 장애로 자리 잡았다.

세계최강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등이 남미 예선에서 보였던 ‘고지대 효과’는 애초 우려와는 달리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남아공월드컵에서 개막전과 결승전이 열린 메인 스타디움인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는 해발고도가 무려 1천753m였다.

그뿐만 아니라 엘리스 파크(1천753m), 로얄 바포켕(1천500m), 프리 스테이트(1천400m), 피터 모카바(1천310m), 로프터스 버스펠트(1천214m) 등도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고지대로 분류됐다.

한국을 포함해 고지대에서 한 경기라도 치르는 국가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특별훈련을 치르기 바빴다.

고원에서 겪게 될 체력 난조를 예방하고자 알프스 산맥 등지에서 적응훈련을 치렀고 산소방이나 저산소 마스크 등도 합숙생활에 활용했다.

하지만 대회가 끝난 현재 고지대 특색 때문에 체력 난조를 겪었다는 선수들의 의견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기압이 낮아서 볼이 더 빨리, 멀리 날아갔기 때문에 플레이하기가 어색했다는 선수들의 견해나 과학적 분석은 간혹 눈에 띄었다.

한국 대표팀도 고원에서 치를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을 대비해 동계훈련을 고지에서 치렀다.

국내 훈련 때도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저산소 기구를 사용했으나 기대했던 효과는 실전에서 크게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지대에서 훈련하고 저지대로 오면 산소 섭취력이 높아지는 점, 고지대에서 훈련했기 때문에 실전 적응도 쉬울 것이라는 안도감 등 부수 효과는 일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의견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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