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연기금 “삼성물산, 비율조정 안하면 합병 반대”

네덜란드연기금 “삼성물산, 비율조정 안하면 합병 반대”

입력 2015-06-08 11:36
업데이트 2015-06-0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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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취지엔 찬성…다른 외국계와 연대할 생각 없어

삼성물산의 장기 주주인 네덜란드연기금자산운용사(APG)는 8일 “불공정한 합병 가격이 조정되지 않으면 합병에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유경 APG 아시아지배구조 담당이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삼성물산의 가치는 높은 데 반해 합병 비율이 너무 낮다”며 이같이 말했다.

APG는 삼성물산 지분을 0.35% 보유하고 있다.

그는 “회사의 이익은 좋지 않지만, 우수한 경영진이 갖춰져 있고 회사의 가치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의 취지에는 찬성한다”며 “경영권이 안정되고 복잡한 출자구조가 단순화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삼성물산의 주가는 더 오르는 것이 맞음에도 한국 내 시장에선 이상하게 저평가돼 왔다.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공격을) 들어오게 된 것도 그런 베이스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물산 합병 사안에 대한 찬반을 결정할 때 합병의 취지와 시너지 효과, 그리고 가격을 본다”며 “이 중에서 한가지라도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합병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의사결정을 할 때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여서 합병 비율이 최종적으로 조정되지 않으면 합병에 찬성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주식과 관련한 의사 결정 내용을 모두 홈페이지에 세세하게 공개해야 하며, 잘못된 결정에 대해선 주주의 항의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또 “해외 기관투자가 30∼40곳도 우리처럼 상장사의 거버넌스(governance) 문제를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한다”며 “삼성이 그룹 승계와 가족 승계로 중요한 계기를 맞은 시점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의 거버넌스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은 주주의 권리이자 당연한 의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들 30∼40개 기관투자가와 정보 등을 주고받는 것은 맞지만, 삼성물산 사안을 놓고 이들과 연대해 주주 행동을 같이할 생각은 없으며 엘리엇과도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한국 상장사들의 주가를 보면 합병이나 분할, 지주회사 전환, 구조조정 등의 굵직힌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똑같은 패턴에 따라 움직인다. 이해관계에 따라 주가가 부진하다가 이슈가 마무리되면 올라가는 등의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좋은 먹잇감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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