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고심’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위원회 열 듯

‘삼성물산 고심’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위원회 열 듯

입력 2015-06-08 15:28
업데이트 2015-06-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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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반기를 든 가운데 삼성물산 지분 9.9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한 행동 방침을 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8일 “기금운용본부 차원에서 1차 검토를 하겠지만 필요한 경우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안을 발표하면서 내달 17일 임시 주주총회 개최 일정을 밝혔지만 주총 안건이 확정 통보되지는 않은 상태여서 기금운용본부 차원의 투자위원회 개최 일정도 아직은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밑에 설치된 위원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차원에서 판단하기 곤란한 주요 의결권의 행사 지침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장인 김성태 한양대 교수를 비롯해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 강정민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 오정근 고려대 교수 등 정부·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연구기관 추천 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의 한국전력 부지 매입 문제와 관련해 지난 3월 11일 소집된 바 있다.

당시 위원회는 한전 부지 매입이 현대차그룹의 기업 가치를 어느 정도 훼손했는지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경영의 안정성’을 고려, 현대차 사내 이사 재선임안에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표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엘리엇이 국민연금과 등 삼성물산 주요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반대 세력 규합에 나선 가운데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고민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외국인 주주를 중심으로 이번 합병이 제일모직에 비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불만이 표출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연금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합병에 찬성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합병안에 적극적으로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까지 행사하기에는 주가 하락에 따른 수익률 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엘리엇의 지분 매입 공개 이후 삼성물산 주가가 7만원대까지 뛰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 5만7천234원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어서 합병에 불만을 품은 소액 주주들은 시장에서 매도할 길이 열려 있다.

그러나 몸집이 큰 국민연금의 움직임은 곧바로 시장에 영향을 주는 만큼 현실적으로 주총 전에 지분을 대거 팔기는 어렵다.

또 자칫 합병 반대 의견 표명이 해외 헤지펀드의 국내 ‘기업 사냥’을 돕는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재무적 투자자의 성격이 강한 국민연금에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수익률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합병에 적극적 반대 행보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한 자산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은(CIO)는 “국민연금에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라며 “연기금이나 다른 투자자 중에서 주가가 올라가는 것에 반대하는 이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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