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생존자들 “지진 난 듯 끔직”… 병원 의사 “전쟁보다 참혹”

<파리 테러> 생존자들 “지진 난 듯 끔직”… 병원 의사 “전쟁보다 참혹”

입력 2015-11-15 12:06
업데이트 2015-11-15 12:0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국적 프랑스 아니라서 목숨 건진 칠레인도

“지진이 난 것과 같았어요.”, “피가 흥건한 바닥을 기어서 탈출했습니다.”, “전쟁보다 참혹했어요.”

프랑스 파리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참혹한 현장에서 목숨을 건진 생존자 등의 생생한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생존자들이 전한 테러 현장 모습은 참혹함 그 자체였다.

루아크 비엘(33)은 이번 테러로 최대 피해자가 나온 바타클랑 극장에서 살아남았다.

최대 1천500석까지 수용할 수 있는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테러 당시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비엘은 공연 관람권이 매진되기 직전 가까스로 표를 구해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행운은 공연 시작 불과 45분 만에 인생 최악의 경험으로 바뀌었다.

비엘은 테러범들이 총을 쏘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자신 옆으로 하나둘씩 쓰러졌고 바닥은 곧 사망자와 부상자의 피로 물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범 3명 가운데 2명은 똑똑히 봤다”며 “한 명은 턱수염을 약간 기른 젊은이였고 작은 안경과 노란색 베레모를 쓴 다른 한 사람은 자살폭탄용으로 보이는 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뱅 라발랑(42)은 사람들이 도망하려는 걸 보고 자신도 탈출을 시도했지만 총소리가 나는 바람에 있던 자리로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움직일 수 없었고 숨조차 쉬지 않으려고 애썼다”며 “옆에 있던 술 취한 남자는 계속 ‘우리는 죽을 것이다’고 말했고 곳곳에서 신음 소리가 났다”고 덧붙였다.

인질로 잡혔다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들은 되도록 테러범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애썼다.

극장에는 안전 상황을 물어보려는 휴대전화 벨이 끊임없이 울렸고 그럴 때마다 테러범들의 총소리가 들렸다. 총소리는 15초 간격으로 이어졌다.

다른 생존자 필립(35)은 “테러범들이 관중에게 총을 쐈고 사람들은 탈출하려고 했다”며 테러범들이 ‘움직이면 죽이겠다’, ‘우리는 시리아 형제들의 복수를 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테러에서 목숨을 건진 앙토니는 마스크를 하지 않고 콧수염을 기른 테러범이 총을 난사한 것이 아니라 겨냥을 하며 쐈다고 회상했다.

그는 “테러범들이 갔다는 소리에 ‘피 웅덩이’를 기어서 빠져나왔다”며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총부리가 눈앞에까지 왔지만 프랑스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목숨을 건진 칠레인도 있었다.

다비드 프리츠 괴팅커(23)는 테러범이 자신을 지목하며 국적과 신을 믿는지를 물었다고 털어놨다.

그가 신을 믿으며 프랑스인이 아니라 칠레인이라고 답하자 테러범들이 총을 쏘지 않고 놓아줬다고 설명했다.

괴팅커는 “지진이 난 것과 같았다”며 “테러범들은 사방에 총을 갈겼고 폭발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생존자들과는 달리 총을 맞은 부상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치료를 받았다.

파리 조르주 퐁피두 병원의 필립 쥐벵(51) 응급센터장은 “전쟁보다 참혹했다”는 말로 테러의 끔찍함을 표현했다.

쥐벵 센터장은 전날 밤 테러 공격 후 병원 호출을 받고 출근해 가슴과 배 등에 총상을 입은 50명의 부상자를 마주했다.

쥐벵 센터장은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마취과 의사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응급센터로 실려온 환자들이 전쟁 속 부상병들과 같았다며 “평생 그렇게 많은 부상자를 한번에 본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바타클랑 극장에서의 사망자는 현재까지 모두 89명으로 집계됐으며 나머지 장소에서도 수 명에서 십 수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