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상식
1994년 등단 한강 노벨문학상 효과소설·시·시조·희곡·평론·동화 부문
2155명이 5551편 작품 응모 열기
유성호 교수 “세계문학 일원 되길”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김성수(맨 뒷줄 왼쪽) 서울신문 사장과 당선자, 심사위원단, 서울문우회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홍성구(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소설 부문 당선자, 백아온 시 부문 당선자, 박락균 시조 부문 당선자, 고찬하 희곡 부문 당선자, 민지인 동화 부문 당선자, 신은조 문학평론 부문 당선자는 한국문학의 미래를 책임질 새내기로 이날 첫발을 내디뎠다.
도준석 전문기자
도준석 전문기자
무릇 쓰고자 하는 의지란 나이가 많고 적음을 불문하는 것이다.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202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상식장은 그 역력한 의지로 향후 한국문학을 이끌어 갈 새내기 문인들의 패기 넘치는 포부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2025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성황리에 치러졌다.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 한강이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데다, 이에 발맞춰 서울신문도 상금을 종합일간지 최고 수준으로 대폭 올린 영향이다. 과거 한강이 받았던 소설 부문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은 이는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 홍성구(49) 당선자였다. 홍 당선자는 “맨손으로 험산의 절벽을 오르는 심정으로 열심히 쓰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올해 당선자 중 최연소인 문학평론 부문 신은조(24) 당선자는 “제가 한글을 떼고 걸음마를 하고 학교에 다니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 문학은 늘 위기였다고 한다”면서 “제 문장을 믿어 주신 분들 덕분에 두렵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 해 신춘문예에 투고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는 동화 부문 민지인(33) 당선자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민 당선자는 “앞으로 제 목소리를 줄이고 어린이에게 더 귀를 기울이는 작가가 되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시 부문 백아온(27) 당선자는 “잘못을 고백하는 일기를 쓰면서 근원적 아픔을 고백하게 됐고 행과 연을 갈아 쓰면서 그 고백은 그럴싸한 시가 됐다”며 “스스로 냈던 상처를 꿰매고 아물기를 기다리길 반복하면서 시의 피부가 단단해졌다”는 시적인 소감을 전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당선의 꿈을 이룬 시조 부문 박락균(65) 당선자는 “전통과 현대의 공존 속에서 현실의 사실과 아픔을 가슴에 담고 관찰해 그 울림을 시조로 나타내겠다”고 강조했다. 희곡 부문 고찬하(31) 당선자는 “글을 쓰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과거에 써놨던 것도 많으니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쓰는 작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향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는데 응모자 수는 2155명, 작품 수는 무려 5551편이 모였고 이는 최근 20년 사이 가장 많은 숫자였다”면서 “서울신문은 당선자들을 늘 지켜보고 지원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문학평론 부문 심사위원인 유성호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축사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산실은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글쓰기의 삶을 시작하셨으니 모두 한국문학의 우뚝한 산맥, 더 나아가 세계문학의 빛나는 일원의 역할을 해 주시리라 믿고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임후성 시인이 사회를 맡은 이날 행사에는 이근배·한분순 시조시인, 우찬제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이병률·황인찬 시인, 송미경 동화작가, 송수연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이오진 극작가 등 심사위원과 김상연 서울신문 편집국장, 장윤우 서울문우회장 등 50여명의 내외빈이 참석했다.
2025-01-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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