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헛바퀴’에 예산 심의권 무력화되나…소위 구성도 난항

국회 ‘헛바퀴’에 예산 심의권 무력화되나…소위 구성도 난항

입력 2015-11-04 13:05
업데이트 2015-11-04 15:5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野 예결위 보이콧에 與 “오늘이 마지노선…단독진행 불사”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386조원) 심사가 이틀째 공전하고 있다.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에 야당이 반발하면서 예산안 심사를 포함한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확대
예결위 빈 야당 의원 자리
예결위 빈 야당 의원 자리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자리가 비어 있다. 역사 교과서 국정 전환의 여파로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연합뉴스
예결특위는 이달말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쳐야 하지만 파행 상태가 이어질 경우

전체 심사 일정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정 국회법인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예결특위가 오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종료하지 못하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원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부의된다.

자칫 국회의 예산안 심의권 자체가 무력화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당은 야당의 불참이 계속될 경우 단독 예산안 심사 진행도 불사할 태세여서 여야간 충돌도 우려된다.

예결위는 4일 비(非) 경제부처에 대한 부별 심사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야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면서 약 30분 만에 정회에 들어가 사실상 무산됐다. 전날 경제부처에 대한 부별 심사도 야당 측 의석이 텅텅 비어 결국 무산된 바 있다.

부별 심사는 정부 부처를 상대로 내년도 예산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자리인 만큼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예산안 졸속심사로 이어지게 된다는 지적이다.

야당이 뒤늦게 예결특위에 참여하게 되더라도 예산안 심사일정이 전체적으로 지연되는 게 예결특위는 시간과의 싸움도 벌여야 한다.

예결위는 당초 약 열흘 동안 감액 심사를 벌인 뒤 나머지 기간을 증액 심사에 할애할 계획이었으나 이 기간의 축소가 불가피해진다.

특히 증액 심사는 각 지역구의 사업 예산과 밀접하게 맞물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다.

예결위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일정이 있는데, 이게 첫 단추부터 어그러지면 나중에 증액 심사가 영향을 받는다”며 “결국 국회와 의원들만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4일이 예결위 파행 운영의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예산안심사소위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밀도있게 심사하기 위해선 더 이상 시간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5일부터는 여당 단독으로라도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계속 회의에 들어오지 않아 차질을 빚으면 위원장으로서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11월 30일까지 한정된 예결위 심의기간에 심도 있는 논의를 하려면 예결위가 정상화돼야 한다”며 법정 시한인 다음 달 2일까지 예산안이 통과되기 위해 야당이 예결위에 복귀해야 할 마지노선은 “오늘까지”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야당은 국정화 고시에 더해 정부의 예비비 편성과 관련 자료 제출 거부 등을 이유로 들어 예결위 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야의 극한 대치로 예결위가 공회전만 거듭하면서 늦어도 5일까지 마칠 예정이던 소위 구성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소위 규모는 여야 의원을 합쳐 최대 15명으로 정해질 전망이지만, 야당이 예결위 의사 진행에 응하지 않고 있어 소위에 들어갈 의원 명단조차 정해지지 않아 자칫 여당만 참여하는 ‘반쪽 소위’ 상태로 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