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 ‘문안박’ 길터주기?…野 최고위 와해 위기

오영식, ‘문안박’ 길터주기?…野 최고위 와해 위기

입력 2015-11-27 13:49
업데이트 2015-11-2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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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문안박 연대-최고위원 관계 설정, 중지 모아야”비주류, 文사퇴 압박…최고위 기능 마비 관측도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최고위원이 27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존립 자체를 위협받았던 최고위원회의가 와해 위기에 처했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바람 잘 날 없던’ 지도부가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 제안을 계기로 뿌리채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다.

문 대표가 최고위 중심의 현 지도체제를 ‘문·안·박’ 임시지도부로 대체, 총선을 돌파한다는 승부수를 꺼내든 가운데 오 최고위원의 사퇴는 이에 힘을 실어주면서 현 지도부의 ‘퇴각’에 물꼬를 트는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앞서 오 최고위원이 문 대표의 ‘문·안·박 제안’ 직후 “또다른 지분나누기, 권력나누기 아니냐고 곡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강한 유감을 표하긴 했지만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문·안·박 연대’의 실현 자체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을 두고도 ‘길터주기’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현재 문 대표측과 중진그룹 내에서는 문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동반 사퇴한 뒤 곧바로 중앙위를 소집, 당헌당규상의 현 단일 지도체제를 임시 공동 지도체제로 바꾸고 ‘문·안·박 공동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그림을 염두에 두고 있다.

물론 호남 비주류인 주승용 최고위원이 “선출직 최고위를 대표 혼자 마음대로 문닫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문·안·박 지도부가 현실화되되더라도 ‘최고위 해산’으로 귀결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 문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안·박 연대에 어떻게 제대로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할수 있을것인지 또한 최고위원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해 지금부터 중지를 모아야할 상황”이라며 “통합의 에너지를 어떻게 모을지 최고위원들 및 중진들과 논의해나가자”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의 ‘거부’로 문·안·박 지도부 출범이 불발된다 해도 상황은 간단치 않다. 당장 비주류측에서 문 대표의 사퇴론을 계속 제기할 태세인데다 오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백이 빚어지는 등 최고위가 사실상 무기력해진 상태에서 제기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지난 2·8 전당대회로 진용을 갖춘 이번 최고위는 문 대표가 취임 후 첫 행보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을 놓고 이견을 노출하는 등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특히 4·29 재보선 참패 이후에는 난맥상이 이어졌다.

문 대표가 지도부와 상의도 없이 재보선 다음날 원내회의에서 특별한 책임론에 대한 거론 없이 사과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지도부 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어 문 대표에게 “사퇴를 하지 않겠다면 친노패권 청산을 약속하라”고 연일 압박하던 호남 출신 비주류인 주승용 최고위원이 5월 8일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의 파동이 겹치자 사퇴를 선언했다.

6월에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 대표의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 강행에 반발해 당무거부에 돌입, 최고위는 또 파행을 겪었다. 7월에도 이용득 최고위원이 정봉주 전 의원의 사면을 요구한 유승희 최고위원을 향해 불만을 표시하며 고함과 욕설을 하는 등 분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8월 주 최고위원이 108일만에 복귀하고 정 최고위원도 9월 ‘사면 복권’되면서 정상화되는 듯 했지만, 문 대표의 재신임 정국에서 또한차례 갈등에 휩싸였고, 문 대표의 지난 18일 문·안·박 제안 발표 후 주 최고위원이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재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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