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자유=120시간 노동과 불량식품?[김유민의돋보기]

윤석열의 자유=120시간 노동과 불량식품?[김유민의돋보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8-02 13:43
업데이트 2021-08-0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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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때마다 가치관 논란 
여야막론 정치권 비판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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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2021. 8. 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2021. 8. 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줄기차게 외치는 자유는 주120시간에 달하는 노동과 부정식품 섭취일까. 윤석열 전 총장이 ‘주 120시간 노동’과 ‘민란 발언’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돈 없는 사람은 불량식품이라도 사 먹을 선택의 자유를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입길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19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권했다면서 “제가 거기(‘선택할 자유’)에 감명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검사 시절 상부의 단속 지시가 내려오면 내심 불편했다는 윤 전 총장은 “프리드먼은, 먹어서 병에 걸려 죽는 식품이면 몰라도,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보다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며 선택의 자유를 강조했다.
매일경제 인터뷰 유튜브 화면 캡처
매일경제 인터뷰 유튜브 화면 캡처
“가난하다고 부정식품? 인식에 경악”
유승민 전 의원은 “충격”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평소 철학이 뭔지 의문이 든다. 이런 식의 사고라면 건강과 안전, 생명, 환경에 관한 규제들이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새로운 보수는 성장 뿐 아니라 복지와 분배도 추구해야 한다.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선택할 자유를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역시 “불량후보다운 불량인식에 경악한다. 가난하면 대충 먹어도 된다는 발상”이라며 “가난한 국민이 불량식품을 먹고 살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국가의 의무다. 대통령이 되겠다면 국민을 차별하는 불량한 시각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생명을 좌우하는 식품안전 기준을 불필요한 규제, 국민 선택권을 제한하는 장애물로 인식하는 천박함에 깜짝 놀랐다”며 “윤 후보는 설국열차에서 꼬리칸에 배급된 단백질 양갱이 용인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냐. 대선후보 윤 전 총장은 미래비전은 없고 국민 앞에 오만한 불량 대선후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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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스타트업 현장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 7. 8 국회사진기자단
8일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스타트업 현장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 7. 8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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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유승민 전 의원 2021. 6. 7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국민의 힘 유승민 전 의원 2021. 6. 7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주 120시간’ 노동관…“아우슈비츠냐” 경악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윤석열 전 총장.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제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며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제 시행에 예외조항을 두자고 토로하더라.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 120시간은 주 5일 근무인 경우 잠도 못 자고 매일 24시간을 일해야 하며 주 7일 근무라 하더라도 매일 6~7시간 정도만 자고 나머지 시간은 계속 일해야 하는 수준이다. 현재도 유연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 선택근로제 등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분명히 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주 120시간? 하루 24시간 꼬박 5일을 잠 안 자고 일해야 가능한 시간이다. 영국 산업혁명 시기 노동시간이 주 90시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주 98시간 노동”이라며 “(윤 전 총장의) 비뚤어진 노동 관점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사람 잡는 대통령이 되시려는 것 같다. 주 5일 동안 하루 24시간씩, 120시간 일하면 사람 죽는다. 이게 말이나 되느냐”라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은 “오너의 잘못은 오너에게 물어야 한다. 법인은 양벌규정을 통해 함께 책임지는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19세기 초에나 있을 법한 120시간 노동을 말하는 분이 대통령하겠다고 나서는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진짜 대한민국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윤석열이 꿈꾸는 나라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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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복합쇼핑몰
붐비는 복합쇼핑몰 대체공휴일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50인 이하 사업장에서도 주52시간제를 시행하는 등 이제 한국 사회는 더 많이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던 시대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시대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뉴스1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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