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로 아베 이끈 文… 사전조율 없이 ‘단독 환담’

옆자리로 아베 이끈 文… 사전조율 없이 ‘단독 환담’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9-11-04 22:34
업데이트 2019-11-0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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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 없이 만나… 하루 4차례 공통 일정

아베, 文대통령 모친상 또한번 조의 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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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태국 노보텔 방콕 임팩트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 국가 정상들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아베 총리, 문 대통령,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방콕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태국 노보텔 방콕 임팩트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 국가 정상들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아베 총리, 문 대통령,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방콕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4일(현지시간) 오전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둔 태국 ‘노보텔 방콕 임팩트’ 회의장. 정상회의에 앞서 대기실에 마련된 ‘ㄷ’자 형태의 긴 의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정상 등이 환담을 하던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입장했다. 아베 총리가 입구 쪽에 앉은 정상들과 차례로 악수한 뒤 맨 끝에 있던 문 대통령에게 인사를 하자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옆에 있던 빈 테이블로 이끌었다.

최악의 한일 갈등 속에 13개월여 만에 양국 정상이 마주앉는 데는 이처럼 문 대통령의 즉흥적이었지만, 적극적 의지가 작용했다. 두 정상은 통역자만 배석한 채 11분간 단독환담을 가졌다. 사전 조율이 없었기에 현장에는 한일 동시통역사가 없었다. 문 대통령이 발언하면 한국 통역자가 영어로 옮기고, 일본 통역자가 다시 일본어로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태국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주재한 지속가능발전 특별오찬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등 이날만 4차례 공통일정을 소화했다. RCEP 정상회의에서는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대화하는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대화하는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오전(현지시간)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 전 환담을 하고 있다. 2019.11.4
청와대 제공 연합뉴스
애초 문 대통령이 태국으로 떠나기 전만 해도 한일 정상의 ‘유의미한 대화’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짧게 인사하는 정도로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전날 갈라 만찬 기념사진 촬영 때도 문 대통령 내외와 아베 총리 내외는 같은 줄에 서서 웃으면서 악수를 했지만 대화는 없었다. 냉랭한 표정으로 ‘8초 악수’에 그쳤던 지난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보다 한결 누그러졌지만, 관계 전환의 계기가 되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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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아베 총리 부부와 인사
문 대통령, 아베 총리 부부와 인사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오후 노보텔 방콕 임팩트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갈라만찬에서 아베 일본 총리 부부와 인사하고 있다. 2019.11.3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데는 오는 23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16∼17일 칠레에서 예정됐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취소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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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일본 아키에 여사와 대화
김정숙 여사, 일본 아키에 여사와 대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일본 아베 신조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가 4일 오후 태국 방콕 국립박물관에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정상 배우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2019.11.4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주한 일본대사를 통해 문 대통령 모친의 별세에 대한 위로전을 전달했던 아베 총리는 이날도 직접 조의를 표했고, 문 대통령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방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9-11-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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