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형제국’ 쿠바의 변심… 한국대사관 문 열었다

‘北형제국’ 쿠바의 변심… 한국대사관 문 열었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5-01-20 00:05
수정 2025-01-2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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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계 수립 11개월 만에 결실

1959년 北국교 이후 사실상 남남
韓, 2000년대부터 관계 개선 노력
올해 김정은 연하장서 쿠바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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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주쿠바 한국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한 한국과 쿠바 외교당국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호열 주멕시코대사관 공사, 이주일 외교부 중남미국장, 카를로스 페레이라 쿠바 외교부 양자총국장, 아리엘 로렌조 아시아대양주 국장. 외교부 제공
지난 17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주쿠바 한국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한 한국과 쿠바 외교당국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호열 주멕시코대사관 공사, 이주일 외교부 중남미국장, 카를로스 페레이라 쿠바 외교부 양자총국장, 아리엘 로렌조 아시아대양주 국장.
외교부 제공


북한과 오랜 기간 ‘형제 국가’였던 쿠바에 한국대사관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해 2월 첫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11개월 만의 결실이다.

외교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의 미라마르 지역에 위치한 주쿠바 한국대사관에서 개관식이 열렸다고 19일 밝혔다. 우리 정부를 대표해 이주일 외교부 중남미국장과 이호열 주멕시코대사관 공사가 참석했고, 쿠바 외교부의 카를로스 페레이라 양자총국장과 아리엘 로렌조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함께했다.

쿠바는 그간 중남미 지역의 유일한 미수교국이었다. 6·25 전쟁 때 한국에 긴급 원조를 할 정도로 우호적이었지만 1959년 피델 카스트로 혁명 이후 사회주의·반미 가치를 공유하는 북한과 국교를 맺으면서 한국과는 사실상 남남이었다. 양국 관계는 1999년 한국이 유엔(UN) 총회의 대(對)쿠바 금수 해제 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지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듬해 쿠바에 수교 교섭을,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영사관계 수립을 제안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이 한국 외교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해 외교장관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이처럼 꾸준한 노력이 이번 정부 들어 본격 결실을 봤다. 재작년 5월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이 과테말라에서 개최된 카리브국가연합(ACS) 회의에 참석해 호세피나 비달 쿠바 외교차관을 만났고, 그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UN 총회에서 양국 외교장관이 비공개로 회담했다. 민간에서도 학술대회, 경제·문화 교류가 전개되며 역사적인 수교 성사 및 대사관 설치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쿠바 측도 현재 주한대사관을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정식으로 개관하기 위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클라우디오 몬손 주한쿠바대사도 부임한 바 있다.

형제국의 변심을 마주한 북한으로서는 당황한 눈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각국 정부에 연하장을 보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지난해 연하장을 보낼 때 언급했던 쿠바 측 인사들이 이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2025-01-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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