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보다 팀으로… 여성들이여 ‘슈퍼우먼’ 옷 벗어라

혼자보다 팀으로… 여성들이여 ‘슈퍼우먼’ 옷 벗어라

나상현 기자
입력 2021-05-02 20:44
업데이트 2021-05-03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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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123년 만의 첫 여성 본부장 이경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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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상생발전본부장
이경숙 상생발전본부장
“여성 후배들에게 ‘슈퍼우먼 콤플렉스’를 버리라고 말해요. 남녀를 떠나서 일은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팀으로 시너지를 발휘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898년 한국전력 설립 이후 123년 만에 여성으로서 첫 본부장에 오른 이경숙(57) 상생발전본부장은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후배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이 본부장은 1989년 1월 한전 첫 대졸 여성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 본부장은 “당시는 지금 이슈가 되는 군경력 인정이 더 커서 여성이 취업하기조차 어려웠다. 입사 이후에도 남녀가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면서 “남녀가 똑같이 ‘100’을 일해도 인정받으려면 남자보다 훨씬 잘하는 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 시작하는 생소한 분야를 주로 맡아 왔다. 그래서인지 루틴한 업무보단 도전적인 업무를 선호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차장으로 재직할 당시 첨단 발전소와 관련된 6000억원 규모의 정부 과제를 이끌었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다만 이 본부장은 “이젠 후배 1명이 혼자 잘나서 잘할 수 있는 분야는 한정돼 있다”면서 “우리 팀이 잘하더라도 나, 이경숙 1명이 잘한 게 아니라 팀원 간 시너지가 발휘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단지 여성 후배만이 아니라 남녀 모두 똑같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며 “짧게 일하더라도 그 시간에 열정과 관심을 쏟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전이 2014년 서울에서 전남 나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신설된 상생발전본부의 역할은 최근 한전이 추구하는 ‘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ESG) 중에서도 ‘사회적 책임’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지역에 에너지밸리를 구축해 에너지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 기업들의 해외 수출을 지원하거나 연구개발(R&D)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본부장은 “서울에 있을 땐 주로 중소기업이나 협력기업들과 동반선장을 하거나 각 사업소 단위에서 기업들과 동반성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나주로 와서는 지역사회 단위의 상생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상생발전본부장으로서 목표를 묻자 그는 “그동안 기획업무 위주로 맡다 보니 사회적 책임은 생소한 분야”라면서도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성공적으로 이뤄 나가고 싶다. 특히 나주에서 광주까지 전남지역 간 시너지를 통해 에너지산업 클러스터를 이루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21-05-0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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