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결산> ①기적 이룬 여자축구…이변을 실력으로

<여자월드컵결산> ①기적 이룬 여자축구…이변을 실력으로

입력 2015-06-22 08:17
업데이트 2015-06-2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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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준과의 격차는 여전…저변확대가 향후 과제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번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 나라중에 23명의 대표 선수 모두가 온전히 축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곳은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프랑스 취재진에 따르면 세계랭킹 3위인 프랑스 대표 선수들 가운데 소속팀과 완전 프로 계약을 맺은 선수는 18명 정도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독일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경기를 중계한 독일 방송사의 전력 분석가 요한 카우퍼씨는 “독일 대표팀에도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선수는 적다”며 한국을 부러워했다.

반면 한국은 23명의 선수 모두가 축구 이외의 일은 하지 않는다. 연봉 수준도 높은 편이다.

한국의 조별리그 3차전 상대인 스페인의 ‘에이스’인 빅토리아 보케테는 세계 최고의 여자 축구 리그인 분데스리가에서 연봉 약 5천만원을 받는다.

여자실업축구 WK리그의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받는 3천만원 후반대에서 4천만원대 사이의 연봉과 큰 차이가 없다.

적어도 엘리트 수준에 오른 선수를 둘러싼 축구 환경에 있어서는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셈이다. 여자축구인들이 지난 10년간 힘들게 만들어난 성과다.

◇ 여전했던 세계 수준과의 격차 = 그러나 한국은 이번에도 ‘월드컵 수준’과 적지 않은 격차를 보여줬다.

한국은 코스타리카전을 제외하면 체격은 물론 스피드, 기본기, 개인 전술 수행 능력에서 대체로 상대 선수보다 부족한 기량을 노출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위기 대처 능력, 판단력에서 부족함을 보였다. 앞선 상황에서도 마치 지고 있는 것처럼 모험적인 플레이를 이어가다 결국 경기 막판 동점골을 내줬다.

냉정하게 말해 스페인전에서 김수연(KSPO)이 넣은 ‘행운의 골’이 없었다면 16강 진출을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윤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훈련의 초점을 오로지 ‘체력 향상’에 맞췄다. 체력에 의존한 많이 뛰는 축구 말고는 승산이 없다는 냉정한 판단이었다.

◇ 축구하는 소녀를 늘려라 = 결국 한국의 대부분 스포츠 종목의 과제이기도 한 ‘저변 확대’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대한축구연맹에 등록된 여자 팀의 수는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모두 더해 76팀에 불과하다. 등록 선수 수는 1천765명이다.

반면 독일은 5천782팀이 운영 중이며 26만2천220명이 선수로 뛰고 있다.

이웃 일본은 가장 좋은 교과서다. 1천409팀, 등록 선수 3만243명이라는 저변을 바탕으로 서구 선수들과의 피지컬 격차를 메워왔다. 급기야는 지난 대회 챔피언에까지 올랐고 이번 대회에서도 2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언제라도 제2, 제3의 사와 호마레가 등장할 수 있는 게 일본 여자 축구 환경이다.

그러나 한국은 벌써부터 지도자들이 ‘포스트 지소연’ 시대를 걱정한다. 이번 월드컵에 나선 ‘황금세대’의 뒤를 이을 유소년 유망주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털어놓곤 한다.

물론 생활체육 시스템이 잘 자리잡은 독일, 일본과 그렇지 못한 한국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여자 축구계에 너무 가혹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축구가 여성 생활체육 활성화를 이끌어가는 종목이 돼선 안 된다는 법도 없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려면 오래 걸리더라도 해 내야 하는 과제다.

오상규 여자축구연맹 회장은 “올시즌부터 WK리그를 홈 앤드 어웨이로 치르는 등 대중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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