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디영화 ‘내 남자의 순이’로 돌아온 이태성(25)이 푸념아닌 푸념을 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MBC 일일극‘살맛납니다’ 이후 모처럼의 영화 나들이인데 ‘또’ 누나랑 찍은 게 영 아쉬운가보다. 50억짜리 다이아몬드 순이(SUNI)를 둘러싼 코믹추격극 ‘내 남자의 순이’에서 이태성은 코믹연기의 달인 신이(32)와 호흡을 맞췄다. 데뷔작인 영화 ‘사랑니’의 김정은(34). 드라마‘9회말2아웃’의 수애(30). ‘살맛납니다’의 김유미(30)에 이어 4번째 ‘누님’이었다. 이태성은 “아무래도 제 얼굴이 좀 노안인가봐요. 항상 누나들과 작업을 하다보니. 연하가 좀 그립네요”라면서 웃었다. 연상녀들과 연기를 자주 해서인지. 데뷔 이후 세번의 연애상대가 모두 연상녀였다. “어릴 때는 저보다 어린 여자들이 너무 애같더라구요. 이제는 저보다 어려도 결코 애가 아니죠. 연하 환영입니다. 하하.”
‘내 남자의 순이’는 문근영을 ‘국민여동생’에 등극시킨 ‘어린 신부(2004)’의 김호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어린 신부’와 ‘제니 주노’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였던 김 감독은 ‘내 남자의 순이’에서는 정통 코미디에 도전장을 던졌다. 코미디 영화에 첫 출연하는 이태성으로서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대본은 가이드라인 정도로 놓고 출연자들간의 즉흥연기가 많았어요. 처음엔 많이 당황했었죠. 촬영이 아니라 출연자들과 즐겁고 편안하게 논 느낌이에요.” ‘살맛납니다’의 젠틀한 의사선생님에서 삼류건달로 변신한 소감을 묻자 “되려 좋다”고 했다. “여자분들은 ‘살맛납니다’의 유진이를 훈남으로 보시겠지만. 남자가 보기에는 별로에요. 저랑 성격도 행동도 너무 달라서 연기하기 사실 힘들었어요. 남자냄새가 물씬나는 역할을 원하던 차에 좋은 기회가 됐어요.”
이태성은 동생 성유빈도 가수로 형제가 나란히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다. 관심사와 고민이 비슷해 가장 좋은 조언자다. 요즘 그의 고민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피해갈 수 없는 군입대 전에 멋진 작품을 하나 더 하는 것이다. “연기를 한지 5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저랑 딱맞는 옷은 못 찾은 것 같아요. 처음 연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머릿속에 그렸던 인물이 있거든요. 누가봐도 멋진 진짜 남자에 대한 이야기. ‘올인’의 이병헌 선배같은 역할을 꼭 해보고 싶어요.”
박효실기자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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