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정상 66년만에 마주앉는다…1949년 분단후 첫회담

중국-대만 정상 66년만에 마주앉는다…1949년 분단후 첫회담

입력 2015-11-04 08:41
업데이트 2015-11-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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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마잉주 7일 싱가포르서 회동

중국과 대만이 1949년 분단 이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오는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첫 회동을 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대만 중앙통신(CNA) 등이 4일 보도했다.

천이신(陳以信) 대만 총통실 대변인은 3일 저녁 회동 사실을 공개하면서 “양 정상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번 회동은 양안 간 평화를 강화하고 현재의 양안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협정이나 공동성명은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도 4일 오전 장즈쥔(張志軍) 대만사무판공실 주임 명의의 성명에서 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했다.

장 주임은 “양안 유관 부처의 협의를 거쳐 양안 지도자인 시진핑과 마잉주가 7일 싱가포르에서 회동한다”며 양안관계의 평화발전 추진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을 ‘양안 지도자 신분 및 명의로 이뤄지는 회면’(回面, 회동 또는 만남의 의미)이라고 규정한 중국 정부는 “양안간 정치적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 하에서 실무적으로 마련된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중국이 ‘양안 지도자’ 신분을 강조한 것은 이번 회담의 성격을 우회적이지만 사실상 정상회담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국은 두 지도자가 상대방을 ‘선생’으로 호칭하기로 했다고 밝혀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특수한 양안관계의 현주소를 드러냈다.

장 주임은 “두 지도자가 회동에 이어 만찬도 개최할 것”이라며 “양안 지도자의 직접적인 교류·소통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정례화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시 주석은 오는 5∼6일 베트남에 이어 6∼7일 토니 탄 싱가포르 대통령의 초청으로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다.

마 총통은 시 주석을 만나기 위해 7일 싱가포르로 향할 예정이다.

중국과 대만이 국공내전을 거쳐 1949년에 분단된 이후 현직 정상 간의 회담은 66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양안 간에는 2008년 양측 집권당 대표였던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공산당 총서기와 우보슝(吳伯雄) 당시 국민당 주석 간의 회담을 비롯해 국공(국민당과 공산당)

영수회담은 있었지만, 중국 국가주석과 대만 총통간의 회담은 논의는 있었으나 성사된 적이 없었다.

이번 회담은 앞으로의 양안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분단 이후 군사적 긴장까지 야기했던 양안관계는 2008년 친중 성향인 마 총통의 취임을 계기로 급속도로 가까워져 양안간 경제교류 시대를 열었다.

대만은 최근 네덜란드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한 필리핀 측 제소를 수용하자 ‘인정 불가’ 입장을 표명하며 중국과 공조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회담은 또 내년 1월에 이뤄질 대만 총통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대만에서는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후보 교체카드까지 꺼내 든 국민당 후보를 크게 앞서면서 당선이 유력한 상태다.

국민당은 지난달 훙슈주(洪秀柱) 후보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주리룬(朱立倫) 주석을 새로운 대선후보로 선출하는 특단의 조치까지 취했다.

양안간 첫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은 현재 양안관계의 유지를 희망하는 중국 측과 국민당 측 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대만과 1992년 합의한 ‘92공식’(九二共識)의 인정을 거부하는 차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기존의 양안관계에 파장이 일 것을 우려하며 민진당의 집권을 경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 총통 역시 시 주석과의 첫 회담을 통해 양안 관계의 중요성과 경제적 긴밀함을 부각시킴으로써 유권자들에게 국민당에 지지를 호소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4일 샤리옌(夏立言)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이 회담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5일에는 마 총통이 직접 외신기자들에게 구체적인 배경을 밝힐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은 양안간 첫 정상회담 개최에 조심스러운 환영 입장을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양안이 긴장 해소를 위해 취한 조치들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외교관계를 중단하면서 대만관계법을 만들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대만을 대중 견제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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