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협상 지연 책임ㆍ여론조사 문항 놓고 기싸움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1일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실시된 TV토론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단일화 협상 국면 타개를 위해 “내일이라도 당장 만나자”며 즉석에서 단일화 룰 담판에 합의했다.

그러나 실무협상 지연 책임과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이 전개되는 등 정면충돌 양상도 빚어져 담판에서 순조롭게 합의가 도출될지 주목된다.

문 후보는 정치분야 주도권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협상팀이 지지부진하니 내일 당장이라도 만나보겠느냐”며 깜짝 제안했다.

이에 안 후보는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많은 국민이 답답해하고 있다”며 “같이 만나뵙고 좋은 방안이 도출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곧이어 두 후보는 룰 협상 파행 책임을 놓고 가파른 신경전을 벌였다.

문 후보가 “(안 후보측) 협상팀이 처음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물어보면 재량이 없다고 해 갑갑하다”고 문제를 삼자 안 후보는 “우리가 물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이에 문 후보는 “안 후보가 협상팀으로부터 상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실무협상팀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은 게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데, 답답하다”고 되받아쳤다.

그러면서 민주당 대의원과 안 후보측 후원자를 대상으로 공론조사를 실시하자는 안 후보측 제안과 관련, 불공정성 문제를 거듭 제기했다.

그러자 안 후보도 “저희 후원자들 중에도 문 후보 지지자도 많고 민주당 당원도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돼도 단일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분이 많다”며 “민주당은 정식조직이 있고 저희에게는 후원자 밖에 없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문 후보는 상대 후보의 좋은 정책을 칭찬하는 순서에서도 감정이 누그러지지 않은 듯 “안 후보의 단일화 의지나 진심을 믿지만 그게 협상팀에 그대로 잘 반영이 안되는 것 같다”며 “너무 승부에 집착하는 것 같다”고까지 했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도 충돌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는 두 사람 중에 누가 야당의 수장으로 적합한지를 뽑는 게 아니라 박 후보와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대표선수를 뽑는 것”이라며 “‘마지막 투표 순간에 박 후보와 단일후보 중 누구에게 지지를 보낼 것인가’가 현장상황을 제일 잘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와의 가상대결 방식을 고수했다.

이에 맞서 문 후보는 “누가 박 후보를 이길 후보인지 판단하는 것이 단일화의 과정이라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으로부터 누가 더 많이 지지를 받느냐가 그 기준이 될 것”이라며 ‘지지도’ 방식을 거듭 주장했다.

두 후보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단일화에 대한 언급은 빠지지 않았다.

문 후보는 “두 세력이 힘을 합칠 때 어느 세력이 중심이 돼 외연을 넓히며 다른 세력을 품는게 자연스럽고 순리적인지 판단해달라.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단일화는 두 사람의 우열을 가리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반드시 박 후보를 이기고 대선에 승리, 새정치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TV토론 사회를 맡은 시사평론가 정관용씨는 토론회 말미에 “처음과 끝을 단일화로 장식한 토론이었다”고 촌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