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남중국해 정면충돌…ADMM-Plus ‘공동선언문’ 채택 불발

미중 남중국해 정면충돌…ADMM-Plus ‘공동선언문’ 채택 불발

입력 2015-11-04 14:37
업데이트 2015-11-0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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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동선언문 문구에 강력 반발…미중 갈등 심화 가능성

미국과 중국이 4일 제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남중국해 문제로 결국 충돌했다.

이번 회의에 참가한 국가대표들은 이날 열린 ADMM-Plus 본회의에서 회의 결과를 반영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초안을 받아 본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무산됐다고 국방부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공동선언문 채택이 불발된 것은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수칙’(COC)의 제정 문제를 선언문에 반영할지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아세안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악화를 막으려고 2002년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를 채택했지만, 구속력 있는 이행 방안을 담은 COC 제정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DOC는 남중국해서 분쟁을 무력사용과 위협에 의존하지 않고 유엔해양법약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라 관련 주권국가 간 협상 등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한다는 등의 원칙을 담고 있다.

공동선언문 초안 조율 과정에서 미국은 DOC와 COC가 포함된 문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이에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국 측은 남중국해 문제는 기본적으로 외교 당국 간의 이슈이고 이것을 국방 당국간 회의 결과 문서(공동선언문)에 반영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거부의사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남중국해와 관련된 국가들과 개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공동선언문에 DOC와 COC가 반영되면 아세안이라는 거대한 연합체가 미국과 합세해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DOC와 COC가 포함된 문구를 반영한 공동선언문이 채택되면 DOC와 COC에 나타난 항행·상공(上空) 비행 자유를 행동규범화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반대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 측은 남중국해 문제는 중요한 지역 안보 현안이기 때문에 DOC와 COC가 포함된 문구가 공동선언문에 반영돼야 한다고 맞섰고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문구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자 ‘아세안’이 DOC와 COC가 포함된 문구를 공동선언문에 넣지 말고 의장성명에 반영하자는 중재안을 냈으나 이것도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참가국들은 3일(현지시간) 오후 6시부터 고위급 실무접촉(ADSOM)을 갖고 공동선언 문안을 조율했으나 이날 오전 11시30분 최종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각국 대표들이 10분 이내에서 발언했는데 가장 격한 표현을 사용한 나라는 미국, 일본, 호주였고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미얀마 등은 침묵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창완취안(常萬全) 국방부장은 답답한 듯 여러 번 손을 들어 발언을 신청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을 들어 발언을 신청한 국가는 중국 뿐이었다고 한다.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왔던 미국과 중국이 참가국 대표들과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다음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하려던 ‘세리머니 계획’도 무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2월 ADSOM에서 합의한 공동선언문 초안이 이번 ADMM-Plus 본회의에 올라왔는데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는 괄호로 표현되어 있었다”며 “그때도 치고받고 다투다가 결국 괄호를 친 문서가 올라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ADMM-Plus 회의장 주변에서는 아세안 10개국과 아태지역 8개 국가의 국방장관들이 모인 회의체에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로 얼굴을 붉힘에 따라 앞으로 남중국해역에서 양국의 무력시위가 한충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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