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목을 비틀어도…” 문민시대 연 민주화 거목 스러지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문민시대 연 민주화 거목 스러지다

입력 2015-11-22 02:07
업데이트 2015-11-22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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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와 민주화 이끌며 ‘양김시대’…83년 신군부 저항 23일 단식투쟁

김영삼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김영삼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3당 합당’ 결단으로 대선 승리…하나회 척결·금융실명제 도입
IMF 경제위기 초래, 재임시 아들 구속 등 ‘오점’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취임하자 마자 군부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하면서 개혁의 기치를 높게 들었다.

당시 하룻밤새 떨어진 별이 50개로 당시 파장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케 한다.

또 역사 바로세우기 일환으로 전두환 노태우 등 전직 대통령을 줄줄이 감옥으로 보냈다.

이와 함께 국민학교 명칭을 초등학교로 바꾸고, 쇠말뚝뽑기·구조선총독부 철거와 같은 일제 강점기 잔재 청산 작업이 이때 이뤄졌다.

금융실명제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추진했다. 1993년 8월 12일 ‘긴급 재정경제 명령 제16호’를 발동, 당일 오후 8시를 기해 ‘금융실명제 및 비밀보장을 위한 법률’을 전격 시행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집권 초 90%에 달하는 지지율을 누리기도 했으나 정권의 인기를 의식한 깜짝 행보식의 독단적인 정책과 부패 비리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1997년 1월 한보 사태가 터지고, 차남 김현철 씨가 이에 연루돼 뇌물수수 및 권력남용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김현철 씨에 대한 첩보가 계속 보고됐지만 김 전 대통령은 이를 외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1996년 12월26일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의 노동법 날치기 국회 처리를 하면서 정권은 급격한 하락세를 걷게 된다.

급기야 1997년 12월 6·25 전쟁 이후 최대 국난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맞아 결국 정권교체의 빌미가 됐다. 그해 11월까지도 IMF의 심각성을 김 전 대통령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굶으면 죽는다” = 직선적인 성격 만큼이나 남긴 어록도 풍부하다.

김 전 대통령의 성격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단히 어려운 일을 아주 쉽게 생각한다”고 한 평가에 잘 묻어난다.

지나치게 단순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지만 실제 업무 처리도 큰 줄기만 잡고 대부분 장관을 비롯한 책임자에게 맡겨 놓았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머리는 빌릴 수 있지만 체력은 빌릴 수 없다”고 말하며 매일 아침 조깅으로 건강을 다지기도 했다.

이밖에 의원직 제명 당시 “잠시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유명하다.

2003년 당시 최병렬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비리 의혹 특검법 통과를 관철시키기 위해 10일간 단식하자 위로차 방문한 김 전 대통령은 “굶으면 죽는 게 확실하다”라는 명언 아닌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일본 정계 지도자들이 현재처럼 일제 강점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정당화하는 발언들을 내뱉자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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