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발 동동 구르다 김해교육지원청서 가까운 남학교로 안내
수능일 수험표를 분실해 발을 동동 구르던 여학생이 교육청 직원들의 신속한 조치로 남학생만 있는 학교에 무사히 입실해 시험을 치렀다.12일 오전 8시 20분께 한 여학생이 경남 김해교육지원청을 찾았다.
그 여학생은 “수험표가 없어서 고사장이 어디인지 몰라 도움을 청하러 왔다”고 말했다.
지원청 관계자들은 순간 깜짝 놀랐다. 이미 입실시간인 8시 10분에서 10분을 더 넘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급하게 매뉴얼을 찾아보니 다행히 8시 25분까지 입실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상황별 대처 시나리오’에 따라 학생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고사장이 어딘지 알아냈으나 다른 문제가 생겼다.
해당 학교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남은 시간은 불과 2~3분. 그곳까지 여학생을 데려다주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다행히 고사장을 잘못 찾은 학생이라도 시험을 볼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다.
지원청 관계자들은 이를 응용해 그 여학생을 차량에 태운 뒤 지원청에서 가장 가까운 고사장으로 쏜살같이 내달렸다.
이 학생을 ‘고사장을 잘못 찾은’ 것으로 처리한 셈이다. 지원청 관계자들의 임기응변으로 한 학생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기 순간을 잘 넘긴 것이다.
덕분에 이 여학생은 8시 25분을 넘기지 않고 고사장에 도착해 무사히 시험을 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고사장은 남학생들만 있는 곳이었다. 이 여학생은 학교측이 급히 마련한 별도 교실에서 시험을 쳤다. 졸지에 혼자 남학교에서 수능을 본 셈이다.
이밖에도 이날 경남에서는 자칫 시험을 보지 못할 뻔한 학생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경찰이나 공공기관의 미담 사례가 잇따랐다.
오전 7시 4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는 이모(18·여)양이 부모님 차를 타고 고사장으로 가던 중 차가 고장나자 인근 파출소에서 그 여학생을 태워줬다.
또 오전 7시 19분께 재수생 김모(18)군도 김해시내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112에 신고해 순찰중인 경찰차를 타고 고사장까지 무사히 갈 수 있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이처럼 경찰이 수능시험 당일 학생들에게 도움을 준 사례가 총 73건이라고 밝혔다.
종류별로는 경찰차 수송 40건, 수험표를 찾아준 경우 3건, 고사장 착오 재수송 1건, 빈차 태워주기 장소에서 차량을 이용한 경우 27건 등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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