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新기후체제 합의’오바마 업적’에 화룡점정 될까

파리 新기후체제 합의’오바마 업적’에 화룡점정 될까

입력 2015-11-30 09:07
업데이트 2015-11-3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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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장악한 의회 반대가 복병…오바마의 ‘돌파 의지’가 관건

오는 3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는 임기 1년2개월여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아주 특별한’ 외교무대다.

집권 2기 ‘오바마 레거시’(치적)에서 화룡점정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는 오바마케어, 지역적으로는 쿠바 국교정상화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 비확산 분야에서 이란 핵협상에 이어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획을 긋는 업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특히 집권1기 때 ‘핵없는 세상’을 주창하며 창안해낸 핵안보정상회의(세계 47개국과 유엔 등 국제ㆍ지역기구 참여)보다 국제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의 폭과 강도가 훨씬 크다는 평가다. 참여하는 국가가 196개에 달하는데다가, 각국의 정부와 민간분야가 모두 크고 작은 영향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단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파리 총회의 합의 도출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참가국 대다수가 새로운 기후변화 대책이 필요하다는데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는 작년과 올해 연달아 정상회담을 거쳐 나온 미·중간의 합의가 결정적이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국제사회의 여론을 주도하는 미국이 2025년까지 2005년 수준에서 26∼28%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탄소량을 배출하는 중국이 2030년을 전후해 더이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리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9월 워싱턴D.C.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여러 분야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이견을 보이면서도, 기후변화만큼은 지원하겠다며 ‘협력’을 약속했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2017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겠다는 발표도 내놓았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브라질과 멕시코 등 다른 주요 신흥국들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국제사회 전체에 신(新) 기후체제가 필요하다는 컨센서스를 형성하는데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3일 2025년까지 연방정부의 탄소배출량을 2008년 대비 41.8% 줄이겠다고 깜짝 발표한 것은 파리 총회를 앞두고 각국의 합의를 해내려는 일종의 ‘분위기 조성’ 차원이었다고 볼 수 있다.

만일 파리 총회에서 합의가 이뤄진다면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집권 2기 들어 최우선 어젠다로 내세웠던 기후변화 어젠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게 된다.

국내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국정운영에 실제로 접목한 최초의 대통령이 되는 동시에 국제적으로는 시리아 사태와 이슬람국가(IS) 격퇴 문제를 놓고 수세국면에 몰렸던 미국의 리더십을 다시금 과시하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성공 가도에는 늘 그렇듯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가 복병이다.

총회 주최국인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주요국들이 국제조약과 같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를 주장하는 데 비해 오바마 대통령이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합의’를 유독 강조하는 것은 이 같은 국내 정치를 의식한 포석이다.

만일 1997년 교토의정서처럼 구속력 있는 조약으로 가려면 미국 의회에서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줘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미국 정가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미국 의회가 제동을 걸 여지를 차단하면서 ‘레거시’를 완성하는 의미를 갖는 정치적 합의를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총회에서 법적인 의미를 갖거나 국내적으로 부담을 주는 합의는 결코 들고오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다 큰 문제는 신 기후체제 합의 이행에 필요한 자금조달 문제를 놓고 공화당이 예산권을 활용해 ‘실력행사’를 할 가능성이 큰 점이다.

다시 말해 오바마 대통령이 파리 총회에서 정치적 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의회가 이를 사실상 ‘백지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신 기후체제에 기여하는 최대 하이라이트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30억 달러(한화 3조3천억 원)를 녹색기후기금(GCF)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대목이다.

이에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은 이미 결사반대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미 전체 상원의원의 70%가 넘는 73명이, 하원의원의 25%에 달하는 110명이 이 같은 자금지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의회전문지인 더 힐은 전했다.

특히 하원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 자금 이외에도 기후변화 대응에 쓰이는 예산을 전체적으로 재검토해 사안에 따라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까지 내비치고 있다.

공화당은 나아가 석탄 화력발전소 폐지를 비롯해 주요 시설의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침을 놓고도 소송 제기를 검토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파리 총회에서 일궈낼 외교성과를 국내에서 어떻게 ‘세일즈’하느냐, 다시 말해 공화당의 반대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기후변화 대응을 실질적인 레거시로 만드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 총회의 성공 여부 역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내의 정치적 압력을 반드시 돌파해낼 수 있다는 ‘의지’를 각국 지도자들에게 확실히 보여주는데 달려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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