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스트는 지난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적인 웨딩 패션 디자이너 유미 카츠라의 패션쇼 무대에 모델로 섰다. 이 무대에서 비스트는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을 수 있겠느냐는 요청을 받았지만.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팬들로부터 “애국정신이 대단하다”. “개념 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등의 칭찬을 받았다.
기모노를 입지 않은 것에 대해 비스트 측 관계자는 최근 “무례하게 ‘안 입겠다’고 한 것은 아니고 패션쇼 주최 측에 ‘한국의 정서를 고려해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을 했다. 주최 측도 우리의 이 같은 입장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3일 비스트 멤버 손동운의 부친인 손일락 청주대 호텔경영학과 교수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이와 관련한 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손 교수는 ‘비스트와 기모노’라는 제목의 글에서 “비스트의 패션쇼 참여가 사전에 예정되어 있었다면 기모노 착용 문제에 대해 양측이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최 측에서도 독도 문제 등으로 인한 반일 감정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 기모노 착용의 권유를 자제하는 것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우리나라의 팬들도 비스트의 기모노 착용 거부를 맹목적으로 칭찬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렇게 말한 배경에 대해 손 교수는 “한국에서 주최한 패션쇼에 참석한 일본 연예인이 패션쇼를 하던 중 한복을 입지 않겠다고 강하게 어필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했을까? (중략) 엄격히 말하면 전통의상 착용은 독도 문제나 그 밖의 감정적 앙금과는 상관 없는 일이 아닐까. 진심으로 별도로 분리해 생각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라고 말했다. 이어 “이 해프닝을 바라보며 나는 황희 정승의 애매한 입장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비스트가 기모노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도 옳다. 그리고 비스트가 대국적으로 기모노를 착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옳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